알량한 말 바로잡기

 장소 場所


 약속 장소 → 만날 곳 / 만날 데

 장소 사용료 → 쓴 값 / 자리값 / 텃값

 모이는 장소 → 모이는 자리 / 모이는 곳 / 모임자리 / 모임터

 장소를 변경하다 → 자리를 바꾸다 / 터를 바꾸다

 장소를 정하다 → 자리를 잡다 / 터를 잡다


  ‘장소(場所)’는 “어떤 일이 이루어지거나 일어나는 곳”을 뜻한다고 합니다. 한국말로는 ‘곳’인 셈입니다. ‘곳’은 “공간적인 또는 추상적인 일정한 자리나 지역”을 뜻한다고 합니다. ‘자리’는 “사람이나 물체가 차지하고 있는 공간”을 뜻한다고 하고요. 그러면 ‘곳 = 공간적인 일정한 공간’이란 뜻풀이로군요. 어딘가 말이 안 됩니다.


  이밖에 ‘지역(地域)’은 “1. 일정하게 구획된 어느 범위의 토지 2. 전체 사회를 어떤 특징으로 나눈 일정한 공간 영역”을 뜻한다 하고, ‘영역(領域)’은 “1. 한 나라의 주권이 미치는 범위 2. 활동, 기능, 효과, 관심 따위가 미치는 일정한 범위”를 뜻한다 하며, ‘범위(範圍)’는 “1. 테두리가 정하여진 구역 2. 어떤 것이 미치는 한계. ‘테두리’로 순화”를 뜻한다 합니다. ‘토지(土地)’는 “경지나 주거지 따위의 사람의 생활과 활동에 이용하는 땅”을 뜻한다 하고, ‘구역(區域)’은 “갈라놓은 지역”을 뜻한다 하며, ‘공간(空間)’은 “아무것도 없는 빈 곳”을 뜻한다 해요. 한국말사전 뜻풀이를 여러모로 살펴보면, 한자말 ‘장소·지역·공간·영역·범위·토지·구역·공간’ 같은 낱말로 한국말 ‘곳·자리’를 가리키려고 하는구나 싶지만, ‘곳’은 곳으로 쓰고 ‘자리’는 자리로 쓰며 ‘테두리’는 테두리로 쓰고 ‘땅’은 땅으로 쓰면서, 여기에 ‘터’나 ‘데’를 알맞게 쓰면 되리라 느낍니다. 2016.2.24.물.ㅅㄴㄹ



우리들이 놀 만한 장소

→ 우리들이 놀 만한 곳

→ 우리들이 놀 만한 자리

→ 우리들이 놀 만한 빈터

《쿠루사·모니카 도페르트/최성희 옮김-놀이터를 만들어 주세요》(동쪽나라,2003) 22쪽


번데기가 될 안전한 장소를 찾아서

→ 번데기가 될 아늑한 곳을 찾아서

→ 번데기가 될 좋은 자리를 찾아서

→ 번데기가 될 좋은 데를 찾아서

《권혁도-세밀화로 보는 나비 애벌레》(길벗어린이,2010) 13쪽


그 장소에 관련된 사람들이 좋아

→ 그곳에 있는 사람들이 좋아

→ 그곳하고 얽힌 사람들이 좋아

→ 그곳에서 만난 사람들이 좋아

《이와오카 히사에/송치민 옮김-토성 맨션 6》(세미콜론,2015) 119쪽


(최종규/숲노래 - 우리 말 살려쓰기/말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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