눈밭에 살그마니



  눈밭에 장난감 자동차가 그대로 있다. 아이들은 눈밭에서 장난감 자동차를 굴리고, 또 이 장난감 자동차 짐칸에 눈덩이를 싣고 놀다가 그만 잊은 듯하다. 이 장난감 자동차를 내가 챙기려 하다가, 아니야 하고 생각을 바꾼다. 눈밭에 파묻힌 채 두고 싶지 않지만 아이들이 스스로 깨달아서 챙길 수 있기까지 기다리기로 한다. 두 아이는 언제쯤 ‘눈밭 장난감 자동차’를 떠올리려나 하고 지켜보니 두 시간쯤 걸린다. 잊지 않았고, 늦었어도 되찾아올 수 있었다. 장난감 자동차야 추운 눈밭에서 덜덜 떨면서 기다려 주어서 고맙구나. 4349.1.27.물.ㅅㄴㄹ


(최종규/숲노래 . 2016)




댓글(0) 먼댓글(0) 좋아요(2)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