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노래 106. 가을꽃하고 놀던 하루
가을꽃하고 놀던 하루를 기쁘게 아로새기려고 사진을 한 장 남깁니다. 다만, 사진으로 찍지 않았어도 이날 하루는 내 마음속에 깊이
남습니다. 사진 한 장을 굳이 찍어 놓기에 이날 어떠한 숨결과 노래와 사랑이 흘렀는가 하는 대목을 두고두고 돌아볼 수 있습니다만, 참말 사진이
아니어도 가을이 새로 찾아오면 마음에 아로새긴 이야기를 새삼스레 꺼낼 수 있어요. 사진이 있으면 눈앞에서 척척 꺼내어 바라보고, 사진이 없으면
마음에 아로새긴 그림을 가만히 떠올리면서 이야기꽃을 피웁니다. 우리가 놀고 웃고 얼크러지는 하루는 늘 마음자리에 새롭게 깃듭니다.
4349.1.23.흙.ㅅㄴㄹ
(최종규/숲노래 . 2016 -
사진말/사진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