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이랑 놀자 172] 자장얘기
어머니나 아버지는, 때로는 할머니나 할아버지는, 아기를 재우려고 보드라우면서 따사로운 목소리를 뽑아서 노래를 부릅니다. “자장자장 잘도 자네” 하면서 부르는 이 노래는 ‘자장노래’라고 해요. 노래는 아니지만 같은 말을 나즈막하면서 살가이 되풀이하며 재우려 할 적에는 ‘자장타령’을 한다고 해요. 아기를 재우려는 어버이는 때때로 이야기를 들려주기도 하지요. 아이가 이야기 하나만 듣고서 자겠다고 하면 어버이는 잠자리맡에서 이야기를 조곤조곤 나긋나긋 속삭입니다. 잠자리에서 들려주는 이런 이야기는 ‘자장이야기’나 ‘자장얘기’예요. 잠자리에 들면서 오늘 하루를 되새기고 새로운 하루를 꿈꾸려는 뜻으로 몇 마디 말을 읊을 수 있어요. 이를테면 “나는 늘 언제 어디에서나 눈부시게 튼튼하지” 같은 말을 읊으면서 참말 나한테는 아픈 데가 없이 씩씩하고 튼튼하기만 하다고 다짐하듯이 몇 마디 말을 읊으며 고요히 잠자리에 들 수 있습니다. “오늘 하루도 즐겁게 놀았고, 새 하루도 재미나게 놀겠어요” 같은 말을 읊을 수도 있을 테고요. 이런 말은 ‘자장말’이 됩니다. 4348.12.25.쇠.ㅅㄴㄹ
(최종규/숲노래 . 2015 - 우리 말 살려쓰기/말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