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이랑 놀자 162] 모람, 찾사, 사모, 알못
1980년대에 있던 일인데, 한국말을 지키고 사랑하자는 뜻으로 모인 사람들이 ‘모람’이라는 낱말을 처음으로 지었습니다. 이때까지는 흔히 ‘회원(會員)’이라는 한자말만 쓰였기에, 한국말로도 새롭게 나타내는 말을 찾아보려고 했어요. 모임 대표를 가리키는 이름으로는 ‘모임지기·모임빛’이라든지 ‘으뜸지기·으뜸빛’ 같은 말을 짓기도 했습니다. 이즈음 ‘노찾사’라는 노래모임이 태어났어요. 이 노래모임은 “노래를 찾는 사람들”이라는 이름인데, 간추려서 ‘노찾사’라 했지요. ‘웃찾사’ 는 ‘노찾사’를 흉내낸 이름이고, ‘밥찾사’나 ‘꿈찾사’나 ‘사랑찾사’처럼 쓸 만해요. 그런데, ‘모람’이나 ‘찾사’ 같은 말을 젊은 사람들이 처음 쓸 적에 이런 말짓기를 그무렵 어른들은 못마땅하게 여겼어요. 억지스레 지은 낱말이라고 여겼거든요. 그런데 ‘모람’이나 ‘찾사’를 못마땅하게 여긴 어른들조차 이제는 ‘노사모’나 ‘박사모’처럼 ‘사모’라는 말을 널리 써요. ‘사모’는 “사랑하는 사람들 모임”을 줄인 이름이랍니다. 그래서 ‘춤사모’나 ‘꽃사모’ 같은 말을 재미나게 쓸 만해요. 요즈막에는 ‘알못’이라고 해서 “알지 못하는 사람”을 가리키는 재미난 말이 나타났어요. 이는 모두 준말이에요. 즐겁고 재미난 마음을 북돋우려는 말놀이요 말짓기입니다. 4348.12.7.달.ㅅㄴㄹ
(최종규/숲노래 . 2015 - 우리 말 살려쓰기/말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