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심천사주의 글쓰기



  동심천사주의란 무엇일까? 무엇이든 ‘주의’가 붙는다면 외곬이 되는데, 동심천사주의란 어린이를 천사로만 바라본다는 뜻으로 생각할 만하다. 이 말은 틀린 말은 아니기에 나쁘다고 여길 수 없다. 왜 그러한가 하면, 아이를 낳아서 돌보는 어버이라면 ‘이 아이들은 모두 하느님이로구나’ 하고 느낄 수 있으리라 보기 때문이다. 나도 우리 아이들을 바라보면 이렇게 사랑스럽고 아름다운 아이들이 다 있나 하고 느낀다. 그러니 ‘동심천사주의’ 같은 말이 아니더라도 아이들을 언제나 사랑스럽고 아름답게 그릴 만하다.


  다만, 아이들을 바라보면서 사랑과 아름다움과 꿈을 그리되, ‘구경하기’가 되어서는 안 된다고 느낀다. 어린이문학에서 동심천사주의를 나무라는 까닭은 어린이를 하느님으로 바라보는 눈길이나 눈썰미가 ‘나쁘’기 때문이 아니라, 어린이를 그저 ‘구경거리’로 여기기 때문이다. 그래서, 동심천사주의 문학은 하나같이 ‘완상 문학’이기 일쑤이다. 구경하는 문학, 이른바 ‘구경꾼 문학’이 된다.


  아이를 낳아 돌보는 어버이는 아이를 구경하지 않는다. 아이하고 함께 산다. 어버이는 아이를 구경할 일이 없다. 아이를 따사로이 바라보고 보살피며 아끼면서 사랑하는 숨결이 된다. 함께 웃고 노래하면서 노는 어버이로 지낸다.


  어린이는 ‘하느님’이기도 하고 ‘천사’이기도 하다. 그리고, 어른도 모두 하느님이면서 천사이다. 왜 그러한가 하면, 어른은 바로 ‘아기로 태어나 아이로 자라서 씩씩하게 홀로 선 사람’이기 때문이다.


  요즈음 어린이문학을 보면 ‘옛날 동심천사주의’를 비판하면서 ‘재미나게 노는 이야기’를 쓰려 하는 듯하지만, 예나 이제나 수많은 어른 작가는 어린이를 ‘구경하는 틀’에서 못 벗어난다. 동심천사주의라는 허울을 비판하면서 어린이하고 함께 놀지 않는다면, 언제나 구경꾼 문학으로 머문다. 구경꾼 자리에 있으면 어린이문학도 어른문학도 인문학도 모두 겉훑기로 그치거나 권력자 입맛에 맞는 길로 빠져들고 만다. 4348.10.11.해.ㅅㄴㄹ


(최종규/숲노래 . 2015 - 삶과 글쓰기/글노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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