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로운 한국말사전(국어사전)을 꿈꾸는 모임’인 〔숲노래〕 이름으로 나온 첫 책이기도 한 《새롭게 살려낸 우리말》이 나왔습니다. 어린이와 청소년이 함께 볼 수 있을 만한 눈높이로 엮었으며, 한국사람이라면 누구나 즐겁게 읽으면서 한국말을 새롭게 바라보면서 배우고 생각하고 갈고닦을 수 있기를 바라는 마음으로 썼습니다.
어린이와 청소년을 비롯해서, 어른들 모두 한국말을 한국말답게 쓰고 다루면서 곱게 가꾸는 길에 이 책 한 권이 밑바탕이나 길동무가 될 수 있기를 꿈꿉니다. 즐겁게 읽어 주셔요. 고맙습니다.
‘머리말’에서
이 책에서 어린이와 푸름이 여러분한테 들려주려고 하는 이야기는 바로 ‘한국말’입니다. ‘새롭게 쓰는’ 한국말 이야기입니다. 서양 말투나 번역 말투나 일본 말투에 물들지 않은 고요한 한국말이란 무엇인가를 알려주려고 합니다. 중국 한자말이나 일본 한자말이 아닌, 여기에다가 옛날 궁중에서 쓰거나 지식인이 쓰던 한국 한자말도 아닌, 그저 수수한 ‘한국말(한겨레 말)’이란 무엇인가 하는 이야기를 처음부터 새롭게 생각하자고 하는 이야기를 들려주려고 합니다.
그렇다고 한자말이나 영어를 쓰지 말자는 이야기는 아닙니다. 한자말이나 영어를 쓰든 안 쓰든, 먼저 한국말이 어떠한 말인지를 알거나 느끼는 마음이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이 책에서는 ‘한자말이나 영어를 말끔히 털어낸 한국말’은 어떤 모습인가 하는 실마리도 함께 보여주려고 합니다. ‘맨얼굴인 한국말’을 알아야 새롭게 가꿀 말과 넋과 꿈을 찾을 수 있을 테니까요.
하나씩 배우고 차근차근 익힐 수 있기를 바랍니다. 언제나 처음으로 배운다는 마음이 되면서 천천히 돌아볼 수 있기를 바라요. 오늘 하루부터 새롭게 듣고 읽으면서 기쁘게 말꽃을 피우고 이야기꽃으로 말잔치를 이룬다고 여길 수 있기를 빌어요. 한국말을 처음부터 다시 생각하면서 새롭게 배우려고 이 책을 손에 쥔 모든 이웃님한테 고맙다는 말씀을 올립니다.
‘토씨 -의’를 다루는 글 끝자락에서
사전에 담는 한국말은 아직 제대로 선 적이 없습니다. 한국말을 사전에 담으려고 한 학자와 지식인은 아직 한국말을 제대로 바라본 적이 없습니다. 한국말사전을 옆에 놓고 한국말을 익히려는 한국사람은 아직 한국말을 제대로 마주한 적이 없습니다.
서양사람이나 일본사람이 ‘of’와 ‘の’를 ‘-의’라는 꼴로 한국말에 심었는지 모르지만, 한국사람 스스로 ‘-의’라는 토씨를 한국말에 억지스레 심었다고 해야 옳다고 느낍니다. 한국 사회는 아직 ‘스스로 서기’를 못 합니다. 한국 문화는 아직 ‘손수 삶을 지어 스스로 서기’로 나아가지 못 합니다. 어쩔 수 없는 노릇입니다. 아직 한국사람은 한국말을 옳게 세우지 않았기 때문입니다. 한국말을 제대로 보고 제대로 느끼며 제대로 쓸 수 있을 때에, 사회도 문화도 교육도 정치도 경제도 제대로 서서 제대로 흐를 수 있습니다.
차례
ㄱ. 이름씨 · 매인이름씨 · 대이름씨 (명사 · 의존 명사 · 대명사)
가운데 · 개 · 것 · 경우· 고객님 · 귀하 · 그/그들 · 그것 · 그녀 · 까닭에/때문에 · 나름 · 마찬가지 · 선생님 · 속 · 아래 · 안 · 엄마/아빠 · 위 · 저희 · 정말 · 진짜 · 호랑이/호랑나비/호랑이띠
ㄴ. 어찌씨 · 이음씨 · 느낌씨 · 얹음씨(부사 · 접속 부사 · 감탄사 · 관사)
가끔씩/이따금씩 · 가장 · 그래서/그러나/그러니까/그러므로/그런데 · 그리고/따라서 ·너무/너무너무 · 아울러 · 하면/하여/해서 · 하지만/한데/허나 · 한 ·혹은 · 휴/휴우
ㄷ. 움직씨 · 그림씨(동사 · 형용사)
가져오다/낳다 · 가지다 · 같다(것 같다) · 달리다/달려가다 · 대하다(-에 대하다) · 던지다 · 드리다 · 만들다 · 많다 · 바래다(바램) · 있다 · 주다(전화 주다) · 지니다 · 파랗다/푸르다 · 푸르른(푸르르다)
ㄹ. 토씨 · 씨끝(조사 · 어미)
-께/-께서 · -께로/-에게로/-한테로 · -들 · -로부터/-으로부터 · -ㅁ과 동시에/-와(과) 동시에 · -ㅁ에 따라/-함에 따라 · -ㅁ으로써 · 보다 · 뿐 · -었었-/-았었- · -에로 · -에 있어/-에게 있어 · -한(무엇)
ㅁ. 일본 말투
땡땡이 ① · 땡땡이 ② · 며느리배꼽/며느리밑씻개 · 부락/자연 부락 · 빵꾸/펑크 · 삐까번쩍 · 시작 · 시합/진검 승부 · 십팔번 · 앙꼬/소보로(소보루) · 애로 사항 · 에또 · ‘―’ · 잉꼬/잉꼬부부 · 자체 · 제군 · 준비 땅(요이 땅)
ㅂ. 얄궂은 말투
0% · 100%/100점 · 180도 바뀌다 · 2%(2퍼센트/2프로/2% 부족할 때) · 노답/노잼 · K씨 · 숫자말 · 시간 읽기 · 이름씨꼴로 쓴 말 · 임자말 자리(우리는/나는/저는) · 입음꼴로 쓴 말 ‘-하게 되다’
ㅅ. 이런 말 저런 말
‘-에 대해’ · ‘관계자 외 출입금지’ · ‘필요시’ · “아래 번호로 전화하세요” · ‘스틱’ · “환승 시 하차 태그하세요” · ‘개봉 시 주의 사항’ · “잘못 만들어진 책은 구입처에서 바꾸어드립니다” · “작가와의 협의에 따라 인지는 붙이지 않습니다” · ‘희망 소비자 가격’ · “거동이 불편하세요?” · “거론할 이유 없다” · “거칠게 말하자면” · “이런 결과를 낳았다” · ‘그럼에도 불구하고’ · ‘기타 등등’ · ‘낙엽이 지는 계절’ · “다름 아니라” · “얼른 답을 주세요” · “대담은 2014년 초에 있었다” · “뜨거운 태양이 지구를 달구네” · “지금 생각하니 만감이 교차하는군요” · ‘매일같이/매일처럼’ · “많은 관심 부탁합니다” · “매분마다 바뀐답니다” · “무임승차하지 마세요” · ‘불특정 다수의 의견’ · ‘삼시 세끼’ · “서로 상대에게 힘이 되자” · ‘선망의 눈/선망의 대상’ · “시도 때도 없이 와요” · ‘시시때때로’ · “식사하셨어요” · “우려가 있습니다” · “의견 충돌이 있습니다” · “그 이상도 이하도 아닙니다” · “이해가 되나요?” · “자타가 공인하는 실력입니다” · “좋은 질문이에요” · ‘지속 가능한 미래’ · “맡은 바 직무를 수행합니다” · “적을 향해 포문을 열었다” · “그랬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 “행복 지수가 올라갑니다” · “희색이 만면합니다”
ㅇ. 토씨 ‘-의’
‘나의’와 ‘내’ · ‘나의’와 ‘우리’ · ‘之’와 ‘의’ · ‘of’와 ‘の’