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등학교 푸름이한테 써서 보낸 글



9. 그렇다면 우리말을 살리기 위해 청소년들이 할 수 있는 일, 혹은 사회가 할 수 있는 일들엔 무엇이 있을까요? (서울 ㅅ고등학교 청소년이 물어본 말)


  어른들이 하는 말을 무턱대로 받아들이거나 따르지 마셔요. 그리고, 스스로 배우셔요. 스스로 길을 찾으셔요. 내 생각을 내가 스스로 아름답고 사랑스레 가꾸려면 어떤 말을 스스로 배우고 찾아서 써야 하는가를 돌아보셔요.


  스스로 생각해야 하고, 스스로 배워야 합니다. 스스로 일어서야 하고, 스스로 웃고 노래하는 삶을 지어야 합니다. 입시지옥 흐름에 맞추어 대학입시만 바라보는 청소년이 아니라, 스스로 어떻게 살고 싶은가를 생각해서 ‘대학에 가든 대학에 안 가든’ ‘내 길을 스스로 생각해서 찾는’ 씩씩하고 아름다운 청소년(젊은이)이 되자면, 어떤 말을 골라서 어떻게 말해야 하는가 같은 실마리는 스스로 풀 수 있습니다. 사회에 바라지 말고 스스로 해야지 싶어요. 아직 한국 사회는 경제성장에 너무 목을 매다느라 삶을 슬기롭게 다스리거나 아름답게 가꾸는 길하고 너무도 멀리 떨어졌거든요. (내가 들려준 말)



  서울 ㅅ고등학교 푸름이가 열 가지를 물어보았다. 짧게 대꾸할 수 없는 이야기를 열 가지씩 물어보았으니 이에 대꾸하느라 꽤 힘이 들었다. 그렇지만 즐겁게 글을 써서 글월을 띄웠다. 오늘은 전남 장흥으로 살짝 마실을 가서 그곳 푸름이와 어버이(학부모)하고 이야기를 나눈다. 오늘 이야기마당에서도 풋풋한 푸름이한테 슬기로운 말을 들려줄 수 있기를 빈다. 우리는 사회에 기대거나 바랄 것이 참말 아무것도 없지만, 이 사회를 이룬 어른 가운데 한 사람으로서 참말 ‘어른다운 슬기로움’을 이야기로 들려줄 수 있도록 생각을 잘 가다듬고 추슬러야겠다. 궁금해 하는 어린이와 푸름이가 스스로 수수께끼를 내어서 스스로 실마리를 푼다. 궁금해 하지 않는다면, 어린이와 푸름이는 아름답게 자라지 못한다. 4348.9.30.물.ㅅㄴㄹ


(최종규/숲노래 . 2015 - 삶과 글쓰기)


댓글(0) 먼댓글(0) 좋아요(4)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