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 안 써야 우리 말이 깨끗하다
(2361) -의 : 주관성의 반대말
객관성은 주관성의 반대말이야
→ 객관성은 주관성 반대말이야
→ 객관성은 주관성하고 반대인 말이야
→ 객관성은 주관성하고 맞서는 말이야
《장마르크 레비르블롱/문박엘리 옮김-프랑스 아이의 과학 공부》(휴머니스트,2015) 83쪽
‘반대(反對)말’을 한국말사전에서 찾아보면 “= 반의어”로 풀이합니다. ‘반의어(反義語)’는 “서로 정반대되는 관계에 있는 말”을 뜻한다고 하는데, 이러한 모습은 ‘맞서’는 모습입니다. 그러니, 애써 ‘반의어’로 쓰기보다는 “맞서는 말”로 쓰거나 ‘맞섬말’로 줄여서 쓸 수 있습니다.
생면부지의 사람들에게서 숙박 문의가 들어왔다
→ 낯선 사람들에게서 숙박 문의가 들어왔다
→ 처음 보는 사람들이 잘 수 있느냐고 물어봤다
《백창화·김병록-작은 책방, 우리 책 쫌 팝니다!》(남해의봄날,2015) 31쪽
‘생면부지(生面不知)’는 “만난 적 없는 사람”이나 “알지 못하는 사람”을 뜻합니다. 이 한자말을 쓸 수도 있습니다. 이때에는 “생면부지‘인’ 사람들”처럼 ‘-인’을 붙입니다. 구태여 이 한자말을 안 쓰려 한다면 “낯선 사람들”이나 “처음 보는 사람들”처럼 씁니다. “숙박(宿泊) 문의(問議)가 들어왔다”는 “잘 수 있느냐고 물어봤다”나 “하룻밤 머물 수 있느냐고 물어봤다”로 손볼 수 있습니다.
우리의 주된 일이 이용자들에게 좋은 책을 소개하는 것이니
→ 우리가 하는 일이 이용자들에게 좋은 책을 소개하는 일이니
→ 우리는 손님들한테 좋은 책을 소개하는 일을 하니
→ 우리는 사람들한테 좋은 책을 알리는 일을 하니
《백창화·김병록-작은 책방, 우리 책 쫌 팝니다!》(남해의봄날,2015) 35쪽
“우리의 주(主)된 일”은 글 얼개가 바르지 않습니다. “우리가 하는 주된 일”처럼 적어야 글 얼개가 바를 테지요. 그런데 “우리가 하는 일”이라고만 적어도 ‘주된’ 일을 가리킵니다. ‘이용자(利用者)’는 ‘손님’이나 ‘사람’으로 손보고, “소개(紹介)하는 것이니”는 “알리는 일이니”로 손볼 만합니다.
책이란 삶의 다른 말이다
→ 책이란 삶을 달리 일컫는 말이다
→ 책이란 삶하고 같은 말이다
→ 책을 달리 말하면 삶이다
→ 책이란 삶을 가리키는 다른 말이다
《백창화·김병록-작은 책방, 우리 책 쫌 팝니다!》(남해의봄날,2015) 275쪽
‘-의’를 넣으면 무엇을 말하려 하는지 제대로 드러내지 못하기 마련입니다. “삶의 다른 말”이 아니라 “삶을 달리 일컫는 말”이나 “삶을 가리키는 다른 말이다”처럼 적어야 올바릅니다. 책과 삶이 서로 어떻게 이어지는가 하는 대목을 또렷하게 밝혀서 적어야지요. 글 얼개를 손질해서 “책을 달리 말하면 삶이다”라든지 “책이란 삶하고 같은 말이다”처럼 적어도 잘 어울립니다. 4348.9.28.불.ㅅㄴㄹ
(최종규/숲노래 . 2015 - 우리 말 살려쓰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