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 안 써야 우리 말이 깨끗하다

 (2293) 예의


 예의 그 문제로 → 바로 그 문제로 / 그러니까 그 문제로

 예의 그 쾌활함은 → 예전 같은 그 밝음은 / 예전에 본 그 시원시원함은


  ‘예(例)’는 “1. 본보기가 될 만한 사물. ‘보기’로 순화 2. (‘예의’ 꼴로 쓰여) 이미 잘 알고 있는 바를 가리킬 때 쓰는 말”을 뜻한다고 합니다. 이리하여 ‘例 1’는 모두 ‘보기’로 고쳐쓸 수 있고, 이렇게 고쳐써야 알맞습니다. “전형적인 예”나 “예를 보이다”나 “예를 들어 설명하다”는 “흔히 나타나는 보기”나 “보기를 보이다”나 “보기를 들어 얘기하다”로 손질해 줍니다.


  ‘例 2’은 ‘예 + 의’ 꼴로 나타난다고 합니다. 한국말은 이렇게 ‘-의’를 붙이면서 나타나지 않습니다. 아주 일본 말투라고 하겠습니다. “잘 아는 바”를 가리킨다고 하는 ‘예의’이니, 말 그대로 “잘 아는 대로”나 “모두 아는 대로”로 손질할 수 있습니다. 그리고 ‘바로’나 ‘그러니까’나 ‘그 같은’을 넣어서 손질할 만합니다. 4348.9.20.해.ㅅㄴㄹ



例의 맹목적인 熱氣가 가시고 나면

→ 바로 그러한 눈먼 열기가 가시고 나면

 바로 그 바보스러운 북새통이 가시고 나면

→ 바로 그 같은 철없는 북새통이 가시고 나면

→ 그처럼 무턱대고 떠들던 기운이 가시고 나면 

→ 이같이 어지러운 떠들썩함이 가시고 나면

→ 이런저런 떠들썩함이 가시고 나면

《법정-영혼의 모음》(동서문화사,1973) 23쪽


예의 나폴리 사람들은

 바로 그 나폴리 사람들은

→ 언제나처럼 그 나폴리 사람들은

→ 누구나 알듯 그 나폴리 사람들은

→ 흔히 보이듯 그 나폴리 사람들은

→ 그러니까 나폴리 사람들은

→ 그러니까 그 나폴리 사람들은

→ 그러니까 바로 그 나폴리 사람들은

 그러니까 말이지, 바로 그 나폴리 사람들은

《막심 고리끼/이강은 옮김-이탈리아 이야기》(이성과현실,1991) 15쪽


예의 그 오만한 표정을 지으며

 예전처럼 그 건방진 얼굴빛을 지으며

 바로 그 건방진 얼굴빛을 지으며

 늘 보이듯이 그 건방진 얼굴빛을 지으며

→ 다시 그 거들먹거리는 낯빛을 지으며

→ 곧바로 그 거들먹거리는 낯빛을 지으며

《토마스 야이어/신홍민 옮김-바람이 들려주는 노래》(양철북,2009) 203쪽


문학이라 부를 수 없는 것을 문학으로 포장해 한탕 벌이에 몰두하는 예의 장사꾼으로 지목할 수 있을까

→ 문학이라 할 수 없는 글을 문학으로 덧씌워 한탕 벌이에 온힘을 쏟는, 이른바 장사꾼이라 할 수 있을까

→ 문학이라 할 수 없는 글을 문학으로 덮어씌워 한탕 벌이에 온힘을 쓰는, 이를테면 장사꾼이라 할 수 있을까

《정문순-한국문학의 거짓말》(작가와비평,2011) 186쪽


예의 그 부드러운 혀로

→ 바로 그 부드러운 혀로

→ 그러니까 그 부드러운 혀로

→ 언제나처럼 그 부드러운 혀로

《나쓰메 소세키/송태욱 옮김-문》(현암사,2015) 179쪽


(최종규/숲노래 . 2015 - 우리 말 살려쓰기)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