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량한 말 바로잡기

 (1708) 공산


 이길 공산이 크다 → 이길 수 있다

 그렇게 될 공산이 충분하다 → 넉넉히 그렇게 될 만하다


 ‘공산(公算)’이라는 한자말은 “어떤 상태가 되거나 어떤 일이 일어날 수 있는 확실성의 정도”를 뜻한다고 합니다. 이러한 뜻을 가리키는 한국말은 ‘수’입니다.  “이길 공산이 크다”는 “아무래도 이길 수 있다”처럼 손질할 수 있고, “이길 수 있다”로만 손질해도 됩니다. “그렇게 될 공산이 충분하다”는 “그렇게 될 수 있다”나 “그렇게 될 만하다”로 손질할 수 있고, ‘넉넉히’를 꾸밈말로 앞에 넣어도 됩니다.


 지금 가 보았댔자 그를 만날 공산은 없다

→ 이제 가 보았댔자 그를 만날 수는 없다

→ 이제 가 보았댔자 그를 못 만날 듯하다


  한국말사전을 보면, “공산(工産) = 공산물”이라든지, “공산(公山) : 국가 소유의 산”이라든지 “공산(公産) : 사회 일반인들의 재산”이라든지 “공산(空山) : 사람이 없는 산중”이라든지 “공산(空算) = 암산(暗算)” 같은 올림말을 볼 수 있습니다. “공산(共産) : 재산을 공동으로 관리하고 소유함” 같은 한자말은 ‘공산 제도’나 ‘공산 사회’처럼 쓰기도 하지만, 다른 한자말 ‘공산’은 쓸 일이 없구나 싶습니다. 4348.9.1.불.ㅅㄴㄹ



징발령과 계엄령의 결정은 1일 밤중, 같은 때였을 공산이 매우 크다

→ 징발령과 계엄령은 1일 밤 같은 때에 결정했을 수 있다

→ 징발령과 계엄령은 아무래도 1일 밤 같은 때에 결정했을 수 있다

《강덕상-학살의 기억 관동대지진》(역사비평사,2005) 58쪽


《조선식물향명집》의 저자들이 좀갈매나무로 번역했을 공산이 크다

→ 《조선식물향명집》을 지은 분들이 좀갈매나무로 번역했을 수 있다

→ 아무래도 《조선식물향명집》을 쓴 분들이 좀갈매나무로 번역했을 수 있다

《이윤옥-창씨개명된 우리 풀꽃》(인물과사상사,2015) 32쪽


(최종규/숲노래 . 2015 - 우리 말 살려쓰기)


댓글(0) 먼댓글(0) 좋아요(2)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