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등학교 선생님들을 웃게 하다
삼천포 용산초등학교 선생님들하고 ‘말과 인성교육과 어린이’를 놓고서 이야기를 풀어냈다. 어떤 이야기를 풀어내야 할는지는 모두 내 마음속에 있고, 이야기를 듣는 선생님들 가슴속에 있다. 나는 내 마음속을 들여다보면서, 선생님들이 스스로 그분들 가슴속을 헤아리도록 거들 수 있으면 된다.
스스로 귀를 기울이는 분들은 스스로 귀를 기울이면서 고개를 끄덕이다가 하하하 웃음을 터뜨린다. 스스로 말을 길어올리는 사람은 스스로 마음속 말을 사랑으로 터뜨리면서 하하하 웃음꽃을 피운다. 언제나 아이들하고 어우러지는 선생님들하고 말을 섞다가, 내가 우리 집 아이들하고 일구려고 하는 삶을 사랑스레 가꾸는 길은 언제나 나 스스로 다 알고 잘 알지만, 여태 이 대목을 스스로 제대로 바라보려 하지 않았구나 하고 깨닫는다.
나는 혀짤배기이다. 그러나 사랑으로 샘솟는 말은 더듬지 않을 뿐 아니라, 혀짤배기 소리가 아닌 오롯한 노래처럼 흐른다. 왜 이 대목을 여태 알아차리려 하지 않았을까? 두 아이도 곁님도 고흥집에서 오순도순 새 하루를 열면서, 아버지가 바깥일을 슬기롭게 마치고 즐거이 돌아오기를 바랄 테지. 나도 우리 집 사랑이들이 시골집에서 시골바람을 듬뿍 쐬면서 활짝 웃고 놀리라 생각하면서, 삼천포를 지나 닿은 진주에서 이웃님하고 알뜰살뜰 이야기잔치를 누린 뒤에 기운차게 시외버스를 타고 고흥으로 돌아가리라. 4348.8.29.흙.ㅅㄴㄹ
(최종규/숲노래 . 2015 - 삶노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