잘했니 못했니, 둘 다 잘했니 못했니



  아이들한테 잘했니 못했니 하고 따지는 일처럼 부질없는 말이 있을까. 아이들한테 “너희 다 잘못했어.” 하고 읊는 말처럼 그야말로 바보스러운 말이 있을까. 아이를 사랑하는 어버이라면 잘잘못을 따질 일이 없다. 아이와 함께 살면서 꿈을 짓는 하루를 새롭게 여는 어버이라면 오직 하나 사랑을 노래한다.


  우리는 누구나 ‘아이’로 태어났으나, 아이로서 가슴에 품는 꿈이나 사랑을 잊은 채 몸뚱이만 자라서 나이를 먹고 만다. 사람들이 스스로 삶을 짓고 살림을 가꾸며 밥·옷·집을 손수 빚을 적에는 ‘아이에서 어른으로 자랐’으나, 요즈음 물질문명 사회에서는 ‘그냥 나이만 먹는 몸’이 된다.


  아무나 ‘어른’이 아니다. ‘철’이 든 사람만 어른이다. 어른이 된 사람으로서 아이를 바라본다면 언제나 사랑이 가득한 고운 숨결이 흐른다. 그러면 나는 어떠한 사람인가? 아이랑 함께 살면서 사랑으로 가슴을 채우는 어른이 되고픈 철부지라고 할까. 머잖아 철부지 티를 씻어서 어른이 되고 어버이로서 아침을 새롭게 여는 철든 사람으로 살기를 꿈꾼다. 4348.8.22.흙.ㅅㄴㄹ


(최종규/숲노래 . 2015 - 아버지 육아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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