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골에서 바다로 달리는 글쓰기
오늘부터 바다에 가기로 한다. 시골에서는 칠팔월 여름철에 바다에 갈 수 없다. 왜 그러한가 하면, 칠팔월 여름철은 도시에서 휴가철이고, 아무리 깊고 외진 시골이라 하더라도 도시에서 더위를 그으려고 하는 자동차가 북새통을 이루기 때문이다. 칠팔월 휴가철에는 외지고 깊은 골짜기마저 쓰레기와 빈 깡통과 병이 나뒹군다. 곳곳에 몰래 불을 피워서 고기를 구워 먹은 자국이 고스란히 있다. 우리 아이들은 늘 맨발로 뛰어놀기 때문에, 이 더운 여름철에 우리가 늘 누리던 바다와 골짜기를 한여름에는 ‘도시 관광객’한테 내어주고 다른 놀이터를 찾는다. 바로 마당에 마련하는 물통하고 마을 어귀 빨래터이다.
칠팔월 휴가철이라고 하는 때에 도시에서 관광객이 찾아오는 일이 서운한가? 아니다. 싫은가? 아니다. 관광객이 넘치고 자동차가 갑자기 늘면 자전거를 달리기 안 좋다. 아슬아슬하기도 하다. 그래서 이맘때에는 바다로 자전거를 달리지 않고, 바다 언저리에는 얼씬조차 하지 않는다.
아침을 든든하게 먹이고 나서 바다로 간다. 햇볕이 쨍쨍 내리쬐는 때에 바다로 간다. 이즈음에 길을 나서면 집으로 돌아올 적에는 선선한 바람이 불 테지. 오늘부터 부디 관광객이 모두 사라지고, 관광객한테 물건을 파는 분들도 모두 없기를 빈다. 관광객이 버리고 간 쓰레기는 어찌할 수 없을 테지만, 조용하고 호젓한 시골 바닷가를 되찾고 싶다. 이 여름이 다 가기 앞서. 4348.8.19.물.ㅅㄴㄹ
(최종규/숲노래 . 2015 - 삶과 글쓰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