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노래 25. 아는 버섯, 모르는 버섯


  여덟 살 어린이는 일곱 살 적에 ‘달걀버섯’을 보았습니다. 다만, 갓을 활짝 벌린 모습이 아니고, 달걀처럼 오므린 모습도 아닌, 둘 사이일 적 모습을 보았어요. 여덟 살 어린이는 버섯 이름이 무엇인지 떠올리지 못하지만 “아버지, 우리 예전에 본 버섯이에요!” 하고 외칠 줄 압니다. 나는 빙그레 웃으면서 “그래, 지난해에 봤어. 이름을 알겠니?” “아니.” “이름을 모르겠으면 스스로 새롭게 붙이면 돼.” “음, 분홍버섯?” 버섯이나 나무나 풀이나 꽃이나 벌레한테 ‘학술 이름’을 붙여도 되지만, 우리가 저마다 바라보고 마주하는 대로 ‘반가운 이름’을 붙여도 됩니다. 아무튼, 이제부터 ‘우리 식구 모두 아는 버섯’이 한 가지 늡니다. 4348.7.31.쇠.ㅅㄴㄹ

(최종규/숲노래 . 2015 - 사진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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