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가 박민규 님, 안타깝습니다


 〈월간 중앙〉에 소설가 박민규 님 인터뷰 기사가 나왔다. 《삼미슈퍼스타즈의 마지막 팬클럽》하고 얽혀 표절이냐 아니냐 하는 말이 나왔다고 한다. 이 말은 이 작품이 처음 한겨레신문사 문학상을 받을 무렵부터 나돌았다. 소설가 박민규 님은 이녁 책에 “연락할 길이 없는 한재영 님께” 같은 말을 붙이기도 했으나, 참말 연락할 길이 없었는지 있었는지 알 노릇이 없다.

  그런데, 무엇보다도 소설가 박민규 님은 다음처럼 이야기를 한다.


ㄱ. “그냥 썼죠. 저작권이 있는 글이라고 전혀 인식을 못했어요.”

ㄴ. “분명히 그 글을 보긴 봤어요. 하지만 자료 수집 과정에서 알게 된 거에 불과해요. 처음에는 야구 자료를 얻기 위해 KBO를 찾아갔어요. 그리고 신문사에 가서 장당 얼마를 주고 신문 3년 치를 복사했어요. 이후 그 인터넷 글을 보게 됐고요. 실제로 인천에서 성장하고 삼미를 응원했던 사람 3~4명을 알음알음으로 소개받아서 이야기도 들었고요. 그런데 ‘삼미’에 얽힌 일이라든지 추억들은 거의 비슷해요.”

ㄷ. “공식적으로 이런 표절 관련 질문을 받은 게 데뷔 12년 만에 처음이에요. 대체 어떤 실수를 한 건지 해결을 봤으면 좋겠어요. 작가는 개인이라서 일방적인 주장에 대응하기 어려워요. 그런데 인터넷에 여론이라는 게 형성되면 그냥 그걸로 낙인이 돼버리는 거죠. 어떤 게 저작물이고 저작권인지 그런 것도 사실 불분명한 상황이잖아요. 데뷔작 때 수집한 자료들이 있었다던 게시판이라든지 그런 사이트들마저도 우후죽순으로 생겼다 없어지고 해서 출처조차 확인이 불분명해요. 그런데도 낙인이 찍히고 표절 작가가 되고.”

ㄹ. “혼자 동굴에 앉아서 완전한 창조를 한다고 해도 우연한 일치, 마치 교통사고 같은 일이 일어날 수 있다는 거죠.”


  박민규 님은 소설가로 등단하기 앞서 ‘잡지 〈BESTSELLER〉’ 편집장이었다. 잡지 편집장 일을 하던 분이 ‘다른 사람 글을 그냥 써도 된다’고 여길 만한지 궁금하다.

  삼미에 얽힌 추억은 거의 비슷하다고 하나, 바로 거의 비슷한 추억을 가슴에 품은 사람들한테서 이야기를 듣지 않고서야 삼미 슈퍼스타즈 이야기를 쓸 수 없다.

  ‘공식적인 표절 질문’을 받기로는 처음일는지 모르나 ‘비공식적인 표절 질문’은 받았을 터이다. 작가는 그냥 개인이 아니라 ‘잡지 〈월간 중앙〉하고 인터뷰를 해서, 하고 싶은 말을 다 할 수 있는 공인’이 아닐까?

  삼미 슈퍼스타즈를 떠올리는 팬클럽이 있었고, 이 팬클럽 게시판에서는 예전 일을 떠올리는 적잖은 사람이 드나들었다. 그렇다고 아주 많지는 않았다. 그리고, 삼미 팬클럽은 ‘우후죽순으로 생겼다 없어지지’ 않았다. 삼미 팬클럽은 거의 하나밖에 없었다 할 만하고, 박민규 님 소설책이 나온 뒤 여러모로 상처를 입고 pc통신 팬클럽을 해체했다.

  우연하게 일치한다는 말을 어떻게 할 수 있을까? 양자역학을 말하고 싶은 셈일까 궁금하다. 양자역학에 따른다면 ‘우연하게 비슷한 소재’가 나타날 수 있고 ‘우연하게 비슷한 이야기’를 서로 다른 곳에서 창작할 수도 있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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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읽는나무 2015-07-30 22:44   좋아요 0 | URL
좋아하는 작가인데~~~
그리고 정말 정말 재미나게 읽은 소설인데~~~ㅜ
충격이네요

숲노래 2015-07-30 23:36   좋아요 0 | URL
많은 이들이 삼미소설을 재미나게 읽어 주셨기에
저도 이 작품을 놓고 이런 글을 써야 하는 일이 쓸쓸하지만,

삼미슈퍼스타즈 원년 소년팬이자
청보핀토스 어린이팬이자
태평양돌핀스 청소년팬이자
현대유니콘스 어른팬으로 지냈던 사람으로서
삼미소설이 나오고 삼미팬클럽이 상처받으면서
해체되어야 했을 적에
무척이나 가슴이 아팠습니다...

blanca 2015-07-31 13:58   좋아요 0 |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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