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량한 말 바로잡기
(1701) 불가피
정치의 개혁이 불가피하다
→ 정치 개혁을 안 할 수 없다
→ 정치 개혁을 꼭 해야 한다
우리의 농산물과 외국의 농산물 경쟁이 불가피하다
→ 우리 농산물과 외국 농산물이 경쟁해야만 한다
→ 우리 농산물과 외국 농산물 경쟁은 어쩔 수 없다
‘불가피(不可避)하다’는 “피할 수 없다”를 뜻한다고 합니다. ‘不可’는 “할 수 없음”을 가리키고, ‘避’는 “벗어나다”를 가리킵니다. ‘불가피’는 “벗어날 수 없음”을 가리키는 셈입니다. 한국말로 “벗어날 수 없음”이라 하면 되고, “어쩔 수 없음”이나 “어찌할 수 없음”이라 하면 됩니다. 글흐름을 살펴서 “꼭 해야 한다”나 “해야만 한다” 꼴로 손질하면 잘 어울리기도 합니다. 어쩔 수 없이 ‘불가피’를 쓰려 하지 말고, 슬기롭게 손질할 수 있기를 바랍니다. 4348.7.30.나무.ㅅㄴㄹ
과연 이런 싸움이 불가피했을까? 아니면 다소 현명하게 사건을 다른 방향으로 돌릴 수는 없었을까
→ 참말 이런 싸움을 해야만 했을까? 아니면 좀 슬기롭게 이 일을 다른 쪽으로 돌릴 수는 없었을까
《하임 기너트/구선회 옮김-자녀를 키우는 센스》(평화출판사,1979) 42쪽
결혼하기 전날밤 처녀로서 내가 마지막으로 한 일이 증거(받았던 러브레터의 묶음)를 소각하는 일이었고 보면, 나도 그간 증거인멸이 불가피한 죄상을 가지고 있었던 셈이다
→ 혼인을 앞둔 밤 아가씨로서 내가 마지막으로 한 일이 증거(받았던 사랑편지 묶음)를 불태운 일이었고 보면, 나도 그동안 증거 없애기를 해야 하던 잘못이 있었던 셈이다
《이순-제3의 여성》(어문각,1983) 60쪽
그렇다고 놔두면 적군에게 포로가 될 것이므로 불가피하게 죽인 것이라고 했다
→ 그렇다고 놔두면 적군한테 포로가 될 테니 어쩔 수 없이 죽인다고 했다
《송관호-전쟁포로》(눈빛,2015) 50쪽
(최종규/숲노래 . 2015 - 우리 말 살려쓰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