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들이 웃는 때



  아이들은 서로 뒹굴며 놀 적에 참으로 맑게 웃어요. 어른들은 언제 웃을까요? 어른들은 서로 어깨동무를 하며 일할 적에 참으로 맑게 웃을 만할까요? 그러면, 웃지 않는 아이란, 놀지 못하는 아이라는 뜻일 테지요. 웃지 않는 어른이란, 삶에 기쁨이나 즐거움이 없는 어른이란 뜻일 테고요.


  집에서도 학교에서도 마을에서도 아이하고 어른이 늘 웃고 노래할 수 있기를 비는 마음입니다. 놀 적에도 웃고, 일할 적에도 웃을 수 있기를 빕니다. 시골에서 살며 지켜보면, 농약을 치면서 웃는 사람은 아직 못 봤습니다. 기계를 다룰 적에도 웃는 사람은 아직 못 보았어요. 농약을 칠 적에는 모두 입을 꾹 다물면서 낯을 찡그립니다. 기계를 다룰 적에는 워낙 시끄러워서 귀가 아프니 다들 입을 안 엽니다.


  맑게 웃으며 노는 아이들 입에서는 이야기가 터져나옵니다. 어른들도 기쁘게 일하고 즐겁게 어깨동무를 한다면 언제 어디에서나 이야기가 터져나오리라 느껴요. 문학창작을 해야 나오는 동화나 동시가 아니라, 언제 어디에서나 오늘 하루를 즐겁고 기쁘게 누릴 적에 저절로 쓸 수 있도록 샘솟는 동화나 동시라고 느낍니다. 4348.7.12.해.ㅅㄴㄹ


(최종규/숲노래 . 2015)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