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말을 죽이는 외마디 한자말
 (846) 접하다接 11

도시를 나와 잠시 달리다 보면, 주위가 변하기 시작하면서 고흐 시대와 다름없는 자연의 모습을 접할 수 있다
《사사키 미쓰오,사사키 아야코/정선이 옮김-그림 속 풍경이 이곳에 있네》(예담,2001) 57쪽

 자연의 모습을 접할 수 있다
→ 자연을 볼 수 있다
→ 숲을 만날 수 있다
→ 숲을 느낄 수 있다
→ 숲을 맛볼 수 있다
→ 숲과 함께할 수 있다
 …


  어떤 모습이든 ‘눈으로 봅’니다. 눈으로 보는 모습은 ‘만난다’고 할 수도 있습니다. 어떤 모습을 본다고 할 때에는 몸이나 마음으로 ‘느낀다’고도 하고 ‘맛본다’고도 해요. 이처럼 느끼거나 맛보는 모습이라면 ‘함께한다’고 나타내도 어울려요. 자, 글쓴이는 ‘接하다’라는 외마디 한자말을 빌어서 우리한테 어떤 이야기를 들려주고 싶었을까요? 4340.3.6.불/4348.6.4.나무.ㅅㄴ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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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시를 나와 한동안 달리다 보면, 둘레가 바뀌면서 고흐가 살던 때와 비슷한 숲을 만날 수 있다

‘잠시(暫時)’는 ‘살짝’이나 ‘한동안’으로 다듬습니다. “주위(周圍)가 변(變)하기 시작(始作)하면서”는 “둘레가 달라지면서”나 “둘레가 바뀌면서로 손질하고, “고흐 시대(時代)와 다름없는”은 “고흐가 살던 때와 비슷한”으로 손질하며, “자연(自然)의 모습을”은 “숲을”이나 “자연을”로 손질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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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우리 말을 죽이는 외마디 한자말
 (1042) 접하다接 12

막상 신문으로 그 내용을 다시 접하니 제목처럼 안타깝고 씁쓸한 기분이 드는 것을 어쩔 수 없었습니다
《이병철-나는 늙은 농부에 미치지 못하네》(이후,2007) 19쪽

 신문으로 그 내용을 다시 접하니
→ 신문으로 그 얘기를 다시 들으니
→ 신문으로 그 이야기를 다시 보니
→ 신문으로 그 이야기를 다시 읽으니
 …


  신문이나 책이나 글은 ‘읽’습니다. 무엇을 읽는 몸짓을 두고 ‘본다’고도 합니다. 그런데, 신문이나 책이나 글은 읽거나 보는데, 어떤 이야기를 눈으로 읽거나 보면서도 “그 얘기를 듣다”처럼 ‘듣다’라는 낱말을 쓰기도 합니다. 마치 귀로 듣는듯이 어떤 얘기를 읽는다는 느낌을 나타내기도 하지요. 4341.2.9.흙/4348.6.4.나무.ㅅㄴ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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막상 신문으로 그 얘기를 다시 읽으니 글이름처럼 안타깝고 씁쓸해지는 마음을 어쩔 수 없었습니다

‘내용(內容)­’은 ‘얘기’나 ‘이야기’로 손보고, “씁쓸한 기분(氣分)이 드는 것을”은 “씁쓸해지는 느낌을”이나 “씁쓸해지는 마음을”이나 “씁쓸한 마음이 들어”로 손봅니다. ‘제목(題目)’은 그대로 둘 만하지만 ‘글이름’이나 ‘이름’으로 손질할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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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우리 말을 죽이는 외마디 한자말
 (1108) 접하다接 13

봄기운이 완연하여 산천에 다시 생명이 솟아오르는 경이로움을 느끼는 이때에, 저희 《예수마음 배움터》 소식지를 접하고 계신 여러분 한 분 한 분과
《성심수녀회 예수마음 배움터》 2008년 봄호 1쪽

 소식지를 접하고 계신
→ 소식지를 받으시는
→ 소식지를 받아보시는
→ 소식지를 읽으시는
 …


  소식지를 펴내는 사람은 누군가한테 보내거나 건넵니다. 이리하여 이 소식지를 ‘받는’ 사람이 있습니다. 집에 앉아서 소식지를 ‘받아보기’도 하고, 손수 찾아가서 소식지를 챙겨서 ‘읽’기도 합니다. 책이나 잡지도 누군가 보내고 누군가 ‘받’으며, 받아보는 분들은 찬찬히 ‘읽’습니다. 4341.5.15.나무/4348.6.4.나무.ㅅㄴ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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봄기운이 무르익어 산과 내에 다시 새 숨결이 솟아오르는 놀라움을 느끼는 이때에, 저희 《예수마음 배움터》 소식지를 받으시는 여러분 한 분 한 분과

‘완연(宛然)하여’는 ‘무르익어’나 ‘뚜렷하여’나 ‘가득하여’로 다듬고, ‘산천(山川)에’는 ‘산과 내에’나 ‘산과 들에’로 다듬으며, “다시 생명(生命)이”는 “다시 새 숨결이”로 다듬습니다. ‘경이(驚異)로움’은 ‘놀라움’으로 손질하고, “-하고 계신”은 “-으시는”으로 손질합니다.

(최종규/숲노래 . 2015 - 우리 말 살려쓰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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