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로 읽는 책 217] 자연보호



  자연보호를 외친 사람들은

  막상 이제껏

  숲을 지킨 적이 없다



  ‘자연보호’를 외친 사람들은 이제껏 ‘숲’을 ‘지킨’ 적이나 ‘돌본’ 적이나 ‘사랑한’ 적이 없다고 느낍니다. 왜냐하면, 숲은 언제나 시골을 이루는 바탕인데, ‘숲사랑(자연보호)’을 하자고 외치면서 정작 도시에서 벗어나려 하지 않기 때문입니다. 고작 ‘휴지를 줍자’나 ‘휴지를 버리지 말자’고 하면서 도시에서 물질문명을 누리기만 하니, 이 물질문명을 버티자면 숲을 허물거나 밀거나 없애야 합니다. 숲을 사랑할 수 없는 삶을 누리면서 허울로만 목소리를 높이니, ‘자연보호’나 ‘환경보호’ 같은 목소리는 그야말로 목소리로만 그칩니다. 숲을 지키고 싶다면 숲에서 살아야 합니다. 바다를 지키고 싶다면 바다에서 살아야 합니다. 가난한 이웃을 돕고 싶다면 가난한 이웃하고 한마을에서 함께 살아야 합니다. 정치권력이 서민경제를 살리지 못하는 까닭은 정치권력은 모두 서민하고 동떨어진 채 서민하고 ‘함께 살지 않’기 때문입니다. 노동운동을 하려면 노동자와 함께 살아야 하고, 교육운동을 하려면 아이들과 함께 살아야 하듯이, 환경운동을 하려면 숲과 바다하고 함께 살아야 합니다. 4348.6.1.달.ㅅㄴㄹ


(최종규/숲노래 . 20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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