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치고 손질하고 다시 쓰는



  글은 쓸 적마다 언제나 달라진다. 한 번 쓴 글은 한 번 생각한 마음이다. 한 번 고친 글은 한 번 더 생각한 마음이다. 새로 손질하는 글은 새롭게 더 생각한 마음이다. 거듭 되짚으면서 다시 쓰는 글은 거듭 생각하는 마음이다. 그러니, 글을 한 꼭지 쓸 적에 먼저 한 번 죽 쓰고 나서, 차근차근 고치고, 새롭게 손질할 뿐 아니라, 이래저래 다시 쓰기 마련이다.


  어느 때에는 이렇게 글쓰기를 하느라 몇 분이 안 걸리고, 어느 때에는 이렇게 글쓰기를 하면서 몇 시간이 걸리며, 어느 때에는 이렇게 글쓰기를 하려고 며칠이나 몇 달을 들이기도 한다. 어느 글은 몇 해에 걸쳐서 조금씩 손질하거나 고치거나 다시 쓰기도 한다.


  재미있지 않은가? 어느 글은 몇 분 만에 수없이 고치고 깎고 손질하고 다듬고 다시 쓰는데, 어느 글은 몇 해에 걸쳐서 끝없이 고치고 깎고 손질하고 다듬고 다시 써도 아직 마무리를 짓지 못한다. 4348.5.16.흙.ㅅㄴㄹ


(최종규/숲노래 . 2015 - 삶과 글쓰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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