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바다를 보러 다녀오다



  아침에 이불 두 채와 담요 두 채와 아기 이불 두 채를 빨았다. 햇볕에 잘 마르도록 마당에 널고서 자전거를 몰았다. 어디로 갈까? 바다로 가지. 큰아이가 샛자전거에 앉아 묻는다. “아버지, 어디 가요?” “응, ‘다바’.” “네? 아, ‘바다’잖아. 왜 ‘다바’라고 해? 바다 가는구나!”


  마음껏 들어갈 만한 바닷가를 찾기는 만만하지 않다. 마음껏 들어갈 만한 바닷가를 찾으려면, 바닷가 한쪽을 넓게 우리 땅으로 장만해야 하리라 느낀다. 왜 그런가 하면, 한국에서는 바닷가마다 촘촘하게 양식장이 있거나 그물이 있거나 군부대가 있다. 사람들이 호젓하거나 느긋하게 찾아갈 만한 바닷가를 찾기 매우 어렵다. 조금 괜찮다 싶은 바닷가라면 관광지로 바뀐다.


  관광지가 아닌 보금자리로 바다와 숲과 골짜기를 누릴 수 있을 때에 삶이 아름답겠지. 바다와 숲과 골짜기에 둘러싸인 곳에 보금자리를 지어야, 삶을 사랑스레 가꿀 만하겠지. 올해 첫 바다마실을 하고 나서 깊이 생각에 잠긴다. 4348.5.1.쇠.ㅎㄲㅅㄱ


(최종규/함께살기 . 2015 - 아버지 육아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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