읍내는 다녀오지 못하고



  아이들과 오늘 읍내로 저자마실을 다녀오려고 했는데, 못 나갔다. 밥을 먹을 적마다 늘 놀면서 느긋한 아이들인 터라, 버스 타고 나갈 때에 맞추자니 도무지 맞출 수 없다. 가만히 생각하니, 읍내로 나가야 하는 날에는 밥을 아예 일찍 먹이거나 굶겨야지 싶다. 부랴부랴 서두른들 될 수 없는 노릇이다. 이리하여, 두 아이 모두 낮잠을 푹 재운 뒤, 땅거미가 질 무렵 자전거에 태워 면소재지까지 한 바퀴를 달린다. 유채꽃이 잘 피어서 꽃내음 가득한 논둑길을 신나게 달렸다. 저자마실은 못 했어도 자전거마실을 했으니, 이래저래 아이들은 오늘 하루도 재미난 놀이와 이야기를 누린다. 4348.4.24.쇠.ㅎㄲㅅㄱ


(최종규/함께살기 . 2015 - 아버지 육아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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