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 없애야 우리 말이 깨끗하다

 (422) 별도의 1


이럴 때일수록 동요하지 말고 별도의 지시가 있을 때까지 방에서 대기하도록 하세요

《류춘도-벙어리새》(당대,2005) 66쪽


 별도의 지시가 있을 때까지

→ 다른 말이 있을 때까지

→ 더 말이 있을 때까지

→ 따로 얘기가 있을 때까지

 …



  한자말 ‘별도’는 “원래의 것에 덧붙여서 추가한 것”이나 “딴 방면”을 뜻한다고 하는데, ‘추가(追加)’는 “나중에 더 보탬”을 뜻한다고 합니다. 그러니까 한국말사전 말풀이는 겹말입니다. “더 붙이거나 넣을” 적에 ‘별도’를 쓰는 셈입니다. 이러한 뜻을 헤아리면 ‘별도’는 ‘더’나 ‘딴’이나 ‘다른’을 가리키는 셈입니다. ‘더 보태는’이나 ‘덧붙이는’을 가리킨다고도 할 만합니다.


 방이 별도로 마련되어 있습니다

→ 방이 따로 마련되었습니다

 이 문제는 별도의 기구에서 다룰 예정

→ 이 일은 다른 곳에서 다루려 함

 입학금을 마련하기 위해 별도의 적금을 들어 두었다

→ 입학금을 마련하려고 따로 적금을 들어 둘었다

 별도의 잣대

→ 새로운 잣대 / 다른 잣대

 별도로 생각해 볼 문제

→ 새롭게 생각해 볼 일 / 따로 생각해 볼 일


  곰곰이 따지면, ‘별도’는 ‘다를 別 + 길 途’입니다. “다른 길”을 한자로 옮겼을 뿐입니다. 한국말로는 처음부터 ‘다른(다르다)’인 셈이고, 이 같은 얼거리를 찬찬히 읽는다면 ‘별도 + 의’처럼 쓸 일이 없으리라 느낍니다. 4338.12.19.달/4348.4.10.쇠.ㅎㄲㅅ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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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럴 때일수록 흔들리지 말고 따로 말이 있을 때까지 방에서 기다리도록 하세요


‘동요(動搖)하지’는 ‘흔들리지’나 ‘움직이지’나 ‘술렁이자’나 ‘웅성거리지’로 다듬고, ‘대기(待機)하도록’은 ‘기다리도록’으로 다듬습니다. ‘지시(指示)’는 그대로 두어도 되지만, 이 자리에서는 ‘말’로 손볼 만합니다.



별도(別途)

1. 원래의 것에 덧붙여서 추가한 것

   - 방이 별도로 마련되어 있습니다 / 이 문제는 별도의 기구에서 다룰 예정 /

     입학금을 마련하기 위해 별도의 적금을 들어 두었다

2. 딴 방면

   - 별도의 잣대를 대어 보는 방법 / 이전 계획과는 별도로 생각해 볼 문제


..



 '-의' 안 써야 우리 말이 깨끗하다

 (1341) 별도의 2


고양이 꼬리는 40% 정도는 고양이에 속해 있지 않다. 다시 말하면 40%의 별도의 자아를 가지고 있다

《권윤주-to Cats》(바다출판사,2005) 41쪽


 40%의 별도의 자아를 가지고 있다

→ 40%는 다른 넋이다

→ 40%만큼 다른 숨결이 있다

→ 40%는 따로 움직인다

→ 40%는 딴 몸이다

 …



  ‘자아’라는 한자말을 그대로 두려면 “40%는 다른 자아이다”처럼 쓰면 됩니다. ‘자아’를 한국말로 손질하려면 ‘넋’이나 ‘숨결’이라는 낱말을 씁니다. 이 보기글에서는 고양이 꼬리를 이야기하니까, “따로 움직인다”라든지 “딴 몸이다”처럼 손질해도 잘 어울립니다. 4341.4.30.물/4348.4.10.쇠.ㅎㄲㅅ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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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양이 꼬리는 40%쯤 고양이한테 얽매이지 않는다. 다시 말하면 40%쯤 따로 제 숨결이 있다


“40% 정도(程度)”는 “40%쯤”으로 손보고, “고양이에 속(屬)해 있지 않다”는 “고양이한테 얽매이지 않는다”나 “고양이와 얽히지 않는다”나 “고양이 몸에 들어가지 않는다”나 “고양이한테 딸리지 않는다”로 손봅니다. ‘자아(自我)’는 ‘넋’이나 ‘숨결’로 손질할 수 있고, “가지고 있다”는 “있다”로 손질합니다.


..


 '-의' 안 써야 우리 말이 깨끗하다

 (2231) 별도의 3


이 주제들로 별도의 책을 만들지 못했다

《레몽 드파르동/정진국 옮김-방랑》(포토넷,2015) 116쪽


 별도의 책을 만들지

→ 책을 따로 만들지

→ 책을 새롭게 만들지

→ 책을 더 만들지

 …



  어떤 이야기로든 책을 묶습니다. 그런데 이 보기글을 보니, ‘이 주제’로는 책을 묶지 못했다고 해요. 그러니까, 다른 이야기(주제)로는 책을 묶었을 테지요. ‘이’ 이야기로는 책을 묶었고, ‘다른’ 이야기로는 책을 못 묶었다는 소리입니다. 어떤 이야기로는 책을 묶었으나, 이 이야기로는 책을 ‘더’ 못 묶었거나 ‘새롭게’ 묶지 못했다는 소리도 됩니다. 4348.4.10.쇠.ㅎㄲㅅ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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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얘기들로 책을 더 묶지 못했다


‘주제(主題)’는 ‘이야기’로 손볼 수 있습니다. “책을 만들지”는 “책을 묶지”나 “책을 엮지”나 “책을 내지”나 “책을 쓰지”로 손질합니다. ‘만들다’는 공장에서 물건을 찍는 모습을 가리키면서 써야 어울립니다.


(최종규/함께살기 . 2015 - 우리 말 살려쓰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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