옹글게 쓰는 우리 말

 (1601) 세동무


이상하게 생각한 도토리 삼총사는 몰래 쥐들을 뒤따라갔어요

《나카야 미와/김난주 옮김-도토리 마을의 모자 가게》(웅진주니어,2011) 16쪽


 도토리 삼총사

→ 도토리 세동무

→ 도토리 세아이

→ 도토리 세또래

→ 도토리 세벗님

→ 도토리 세짝꿍

 …



  ‘삼총사’라는 낱말은 한국말이 아닙니다. ‘총사(銃士)’라는 낱말부터 한국말이 아닙니다. ‘총’이라는 한자말은 한국사람도 써요. 다만, 한국사람은 ‘총사’가 아니라 ‘총잡이’나 ‘총꾼’이라는 낱말을 씁니다. 그러면 ‘총사’는 어느 나라에서 쓰는 낱말일까요? 일본에서 쓰는 일본 한자말입니다. 그러면, ‘삼총사(三銃士)’는 무엇일까요?


  한국말사전을 보면, ‘삼총사’를 “프랑스의 소설가 뒤마가 지은 장편 역사 소설”이라고 풀이를 합니다. 이 낱말을 올림말로 삼습니다. 다시 말하자면, “Les Trois mousquetaires”를 일본사람이 “三銃士”로 옮겼고, 한국에서 이를 한글로만 바꾸어 “삼총사”로 적은 셈입니다. 프랑스말 ‘mousquetaires’는 ‘근위 기병’을 뜻한다 하고, ‘근위(近衛)’는 임금 둘레에 있으면서 임금을 지키는 군인을 가리키며, ‘기병(騎兵)’은 말을 탄 군인을 가리킵니다.


  곰곰이 따지면, 일본사람이 옮긴 ‘삼총사’도 그리 잘 안 어울린다고 할 만합니다. ‘임금을 모시는 기병 세 사람’을 ‘총잡이 세 사람’으로 옮긴 셈이니까요. 더군다나 한국사람은 이런 말뜻과 말밑을 이제껏 제대로 안 살피면서 그냥 ‘삼총사’를 아무 자리에나 씁니다.


  ‘총사’이든 ‘삼총사’이든 군인을 가리키는 낱말입니다. 군인이 하는 일은 전쟁입니다. 다른 사람을 죽이는 일을 하는 군인이요, 이런 군인이 셋 모일 적에 ‘삼총사’인 셈입니다. 아이들이 서로 가까운 짝꿍으로 지낸다고 할 적에 이 아이들을 ‘삼총사’라는 이름을 붙여서 가리킨다면, 아이들을 ‘군인으로 여기는 셈’입니다.


  우리는 ‘세동무’로 고쳐서 쓰거나, ‘세아이’처럼 쓰거나, ‘세또래’라든지 ‘세벗님’이라든지 ‘세짝꿍’ 같은 말을 새롭게 생각해 볼 수 있습니다. 수수하게 ‘세사람’처럼 써도 됩니다. 4348.4.8.물.ㅎㄲㅅ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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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리송하게 생각한 도토리 세동무는 몰래 쥐들을 뒤따라갔어요


‘이상(異常)하게’는 ‘아리송하게’나 ‘알쏭달쏭하게’나 ‘궁금하게’로 손질합니다.


(최종규/함께살기 . 2015 - 우리 말 살려쓰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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