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말을 죽이는 외마디 한자말

 (334) 동하다動 1


모처럼 마코토가 마음이 동했는데

《니노미야 토모코/서현아 옮김-그린 2》(학산문화사,2001) 194쪽


 모처럼 마음이 동했는데

→ 모처럼 마음이 움직였는데

→ 모처럼 마음이 생겼는데

→ 모처럼 마음이 섰는데

→ 모처럼 마음이 꿈틀했는데

 …



  ‘動하다’라는 외마디 한자말은 어떤 마음으로 쓸는지 궁금합니다. 왜 한국말로 ‘움직이다’라 하지 않고 ‘움직일 動’이라는 한자를 빌어서 ‘動하다’라 말해야 할는지 궁금합니다.


  움직이니까 움직인다고 합니다. 꿈틀하니까 꿈틀한다고 합니다. 어떤 것이 생기면 생긴다고 하고, 마음이 서면 선다고 합니다.


 식욕이 동하다 → 밥맛이 돌다 / 밥맛이 나다

 호기심이 동하다 → 호기심이 생기다 / 궁금해지다

 실없이 화가 동하는 것이었다 → 괜히 골이 났다

 병이 동하다 → 병이 도지다

 마음이 동하다 → 마음이 움직이다

 예가 아니거든 동하지를 마라 → 옳지 않거든 움직이지를 마라


  옳게 쓸 말이라면 옳게 쓰면 되고, 옳지 않다 싶은 말이면 물리칠 수 있으면 됩니다. 우리 마음을 아름답게 움직여서 말 한 마디와 글 한 줄을 아름답게 갈무리할 수 있기를 빕니다. 4338.12.6.불/4348.4.7.불.ㅎㄲㅅㄱ



동하다(動-)

1. 어떤 욕구나 감정 또는 기운이 일어나다

   - 식욕이 동하다 / 호기심이 동하다 / 실없이 화가 동하는 것이었다

2. = 도지다

   - 병이 동하다 / 할머니께서는 요즘 무리를 하셨는지 풍이 다시 동하셨다

3. 마음이나 사물이 움직이다

   - 마음이 동하다 / 예가 아니거든 동하지를 마라


..



 우리 말을 죽이는 외마디 한자말

 (746) 동하다動 2


배가 어느 정도 차면 술 생각이 동한 누군가가 큰소리로 술을 찾고, 주인 마나님은 마시다 남은 막걸리라도 내오게 마련이다

《강분석-씨앗은 힘이 세》(푸르메,2006) 118쪽


 술 생각이 동한 누군가

→ 술 생각이 난 누군가

→ 술 생각이 나는 누군가

→ 술이 생각나는 누군가

 …



  “술 생각이 나다”라고 하면 넉넉합니다. “술 생각이 뭉싯뭉싯 나다”라든지 “술 생각이 솔솔 피어나다”처럼 쓸 수 있을 테고, “술 생각이 그립다”나 “술이 그립다”처럼 써 보아도 어울립니다. “술 한잔 하고 싶다”로 써도 되겠지요. 4339.12.16.흙/4348.4.7.불.ㅎㄲㅅ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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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가 어느 만큼 차면 술 생각이 난 누군가가 큰소리로 술을 찾고, 그 집 마나님은 마시다 남은 막걸리라도 내오게 마련이다


“어느 정도(程度)”는 “어느 만큼”이나 ‘얼마큼’이나 ‘얼마만큼’으로 다듬습니다. “주인(主人) 마나님”은 “마나님”이나 “그 집 마나님”으로 손봅니다.


..


 우리 말을 죽이는 외마디 한자말

 (1368) 동하다動 3


의욕이 제일 중요한데, 그것이 동하지 않는다

《레몽 드파르동/정진국 옮김-방랑》(포토넷,2015) 5쪽


 그것이 동하지 않는다

→ 마음이 생기지 않는다

→ 할 마음이 솟지 않는다

→ 하려는 마음이 나지 않는다

 …



  이 보기글을 살피면, 토씨만 한국말입니다. 토씨를 뺀 낱말은 한국말이라 하기 어렵습니다. 말짜임도 한국 말투라 하기 어렵습니다. 그러나 이런 말투가 자꾸 퍼집니다. 조금 더 마음을 기울여서 글을 올바르게 쓰기를 빕니다. 조금 더 마음을 슬기롭게 움직여서 글을 사랑스레 가다듬기를 빕니다. 4348.4.7.불.ㅎㄲㅅ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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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음이 가장 대수로운데, 할 마음이 안 난다


‘의욕(意欲)’은 “할 마음”을 가리킵니다. 그러니 ‘할 마음’으로 다듬거나 ‘뜻’이나 ‘마음’으로 다듬습니다. ‘제일(第一)’은 ‘가장’으로 손질하고, ‘중요(重要)한데’는 ‘대수로운데’로 손질하며, ‘그것이’는 ‘이 마음이’나 ‘할 마음이’로 손질해 줍니다.


(최종규/함께살기 . 2015 - 우리 말 살려쓰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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