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 찍는 눈빛 145. 그저 바라보면서



  사진을 찍을 적에는 굳이 끼어들 일이 없습니다. 그저 바라보면 됩니다. 어느 모로 본다면 ‘그저 바라보기’도 ‘살짝 끼어들기’라고 할 만하지만, 내가 사진으로 담으려고 하는 모습이 ‘그저 그 결대로 흐르도록’ 가만히 바라보면서, 이 숨결을 느끼면, 내가 사진기를 눈에 대고 찰칵 하고 단추를 한 번 누를 때가 언제인지 알아챌 수 있습니다. 두 장도 석 장도 아닌 오직 한 장을 찰칵 찍으면서 마음 가득 싱그러운 숨결이 솟아오릅니다.


  서두를 까닭이 없고, 늦출 까닭이 없습니다. 숨결을 그대로 바라보면 됩니다. 그러면, 어느 때에 한 장을 찍으면 될는지 잘 알 수 있습니다.


  필름사진이 아닌 디지털사진으로 찍더라도 ‘꼭 한 장을 알맞게’ 찍을 수 있어요. 디지털사진으로 찍기에 수없이 단추를 눌러대지 않습니다. 필름사진으로 찍더라도 ‘제 결을 바라보지 못하’면서 ‘제 흐름을 살피지 않’으면, 자꾸자꾸 사진기 단추만 누르기 마련입니다. 제 결을 바라볼 수 있는 사람은 섣불리 찍지 않습니다. 제 흐름을 읽을 수 있는 사람은 아무 때나 찍지 않습니다.


  사진을 찍으려 한다면 ‘결’과 ‘흐름’을 제대로 읽도록 마음을 기울이면 됩니다. 삶결을 읽어 사진결로 담고, 삶흐름을 살펴 사진흐름으로 엮습니다. 4348.4.6.달.ㅎㄲㅅㄱ


(최종규/함께살기 . 2015 - 사진책 읽는 즐거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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