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 찍는 눈빛 141. 빛과 빛깔



  한국사람이 한국말로 이야기하면서 나타내지 못할 이야기가 없습니다. 왜냐하면, 한국사람이기 때문입니다. 일본사람은 일본말로 모든 이야기를 나타낼 수 있고, 미국사람은 미국말(영어)로 모든 이야기를 나타낼 수 있습니다. 저마다 제 말로 모든 이야기를 나타낼 수 있습니다.


  ‘빛’과 ‘빛깔’을 생각합니다. 두 낱말은 한 끝이 다르지만, 사뭇 다른 것을 가리킵니다. 그러나, 이 둘을 제대로 가를 줄 아는 사람이 드물기도 합니다. 한국사람이 쓰는 한국말이지만, 막상 학교에서 이 두 낱말을 슬기롭게 갈라서 가르치지는 못하기 때문이요, 여느 살림집에서 여느 어버이가 이 두 낱말을 알맞게 나누어 알려주지 못하기 때문입니다.


  ‘빛’은 해가 뜨면서 생깁니다. ‘빛깔’도 해가 뜨면서 생긴다 할 만합니다. ‘빛’은 햇빛이 있고, 전깃불로 밝히는 불빛이 있습니다. ‘빛깔’은 빛이 드리우면서 드러나는 모습입니다. 빛이 드리울 적에 지구별에 있는 모든 것은 저마다 다른 결을 드러내지요. 다시 말해서, 빛이 있기에 빛깔을 헤아릴 수 있습니다. 빛깔만 있고서는 아무것도 보여줄 수 없습니다.


  ‘빛’이 곧게 퍼지면 ‘빛살’입니다. 빛살은 ‘빛줄기’라고도 합니다. 이를 한자말에서는 ‘광선’이라 하는데, ‘빛깔’을 한자말로 ‘색채’라고도 하고, ‘色깔’처럼 쓰기도 합니다. 영어에서 ‘light’가 ‘빛·빛살’이 될 테고, ‘color’가 ‘빛깔’이 되겠지요.


  이를 올바로 헤아리면서 바라본다면, 사진을 어떤 빛과 빛깔로 갈무리해서 우리 이야기를 담아서 함께 나누는가 하는 대목을 제대로 느끼면서 알 수 있습니다. 4348.4.1.물.ㅎㄲㅅㄱ


(최종규/함께살기 . 2015 - 사진책 읽는 즐거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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