둘이 함께 있는


  두 아이가 함께 논다. 두 아이는 서로 아끼면서 논다. 다른 동무들이 있으면 다른 동무들하고 노는데, 아무리 다른 동무들하고 놀더라도 늘 함께 지내는 사이보다 가까울 수 없다. 아이들과 지내며 아이들한테 누가 곁에 있어야 하는가를 곰곰이 헤아린다. 사회에서는 으레 ‘또래’를 말하지만, 꼭 또래가 있어야 한다고 느끼지 않는다. 또래는 있으면 좋으나, 똑같은 틀에 맞추어 길들여지는 곳에 있는 또래가 반드시 있어야 하지는 않다. 사랑을 나눌 수 있고 꿈을 키울 수 있는 이야기를 주고받는 동무가 있으면 된다. 오늘날 학교를 보면 하나같이 똑같은 차림새에 말씨에 지식으로 나아가고 만다. 이러면서 하나같이 삶과 동떨어진다고 느낀다. 집이 배움터가 되고, 보금자리가 삶터가 되면서, 마을이 숲이 될 수 있는 길을 그린다. 너와 내가 가슴속에서 싱그럽게 피어나는 님이 되는 길을 그린다. 4348.3.25.물.ㅎㄲㅅㄱ

(최종규/함께살기 . 2015 - 아버지 육아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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