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말도 익혀야지
(579) -ㅁ으로서/-ㅁ으로써 3
사람의 눈이 눈동자를 열고 닫음으로써 빛의 감도를 조절하는 것과 같이, 뱀의 피트기관도 감도를 조절할 수 있는 기능을 갖추고 있다
《백남극,심재한-뱀》(지성사,1999) 35쪽
눈동자를 열고 닫음으로써
→ 눈동자를 열고 닫으면서
→ 눈동자를 여닫으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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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ㅁ으로서’나 ‘-ㅁ으로써’를 잘못 쓰는 사람이 부쩍 늘어납니다. “사람으로서 하는 말”처럼 쓰고, “이 연장으로써 나무를 깎는다”처럼 쓸 뿐, 이 보기글처럼 움직씨를 넣으면서 앞말을 받거나 잇지 않습니다. 이 보기글 같은 말투는 번역 말투입니다. 외국말을 한국말로 잘못 옮기면서 나타나는 말투예요. 오늘날에는 번역 말투가 워넉 널리 퍼진 탓에, 이러한 말투가 마치 한국 말투라도 되는듯이 쓰이지만, 알맞게 살피고 바르게 가다듬어서 슬기롭게 한국말을 쓸 수 있기를 빕니다. 4339.7.6.나무/4348.3.11.물.ㅎㄲㅅ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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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 눈이 눈동자를 열고 닫으면서 빛을 맞추듯이, 뱀도 피트기관으로 빛을 맞출 수 있다
“사람의 눈”은 “사람 눈”으로 손보고, “빛의 감도(感度)를 조절(調節)하는 것과 같이”는 “빛을 맞추듯이”로 손봅니다. “뱀의 피트기관도”는 “뱀도 피트기관이”나 “뱀도 피트기관에서”로 손질하고, “감도를 조절할 수 있는 기능(可能)을 갖추고 있다”는 “빛을 맞출 수 있다”로 손질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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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말도 익혀야지
(618) -ㅁ으로서/-ㅁ으로써 4
부드러운 잎 속에 단단한 실 줄기를 함께 갖고 있음으로써 별꽃은 사람의 발에 밟히면서도 죽지 않고 살아날 수 있는 것이다
《이나가키 히데히로/최성현 옮김-풀들의 전략》(도솔오두막,2006) 23쪽
줄기를 함께 갖고 있음으로써
→ 줄기를 함께 품기에
→ 줄기가 함께 있기에
→ 줄기가 함께 있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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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보기글 같은 번역 말투가 자꾸 퍼지는 까닭은, 한국사람이 영어를 아주 널리 배우기 때문이라고 느낍니다. 영어를 배우면서 영어 말투(서양 말투, 번역 말투)를 한국말에 끼워맞추다가 그만 이런 말투가 퍼져요. 왜냐하면, 영어 글월을 하나 놓고, 이 글월을 한국말로 옮기면서 저절로 ‘번역 말투’가 나타나고, 이를 제대로 손질하거나 다듬지 않으니, ‘번역한 말을 제대로 손질한 한국말’을 배우지 못하고 맙니다. 영어에서 쓰는 말투대로 한국말을 잘못 쓴다고 할까요. 4339.9.15.쇠/4348.3.11.물.ㅎㄲㅅ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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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드러운 잎에 단단한 실 줄기가 함께 있기에 별꽃은 사람한테 밟히면서도 죽지 않고 살아날 수 있다
“잎 속에”는 “잎에”로 다듬고, “사람의 발에 밟히면서도”는 “사람 발에 밟히면서도”나 “사람한테 밟히면서도”로 다듬으며, “살아날 수 있는 것이다”는 “살아날 수 있다”로 다듬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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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말도 익혀야지
(696) -ㅁ으로서/-ㅁ으로써 5
이러한 사상운동에 대항하여 체제의 지배자 측도 교육통제를 강화함으로써 국민대중의 의식과 태도를 자기의 체제에 붙들어 놓으려고 전력을 다한다
《야나기 히사오/임상희 옮김-교육사상사》(백산서당,1985) 19쪽
교육통제를 강화함으로써
→ 교육통제를 단단히 하면서
→ 교육을 더 단단히 통제하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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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기글에서는 “교육통제를 강화하면서”로 다듬어도 나쁘지 않습니다. 조금 더 마음을 쓸 수 있다면 ‘강화(强化)’라는 한자말도 다듬어서 “교육통제를 단단히 하면서”로 쓸 수 있어요. 4340.2.9.쇠.ㅎㄲㅅ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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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러한 사상운동에 맞서서 체제 지배자 쪽도 교육을 더 단단히 통제하면서 사람들 생각과 몸짓을 저희 틀에 붙들어 놓으려고 온힘을 다한다
‘대항(對抗)하여’는 ‘맞서’로 다듬고, “체제의 지배자 측(側)”은 “체제 지배자 쪽은”으로 다듬으며, “교육통제를 강화(强化)함으로써”는 “교육을 더 단단히 통제하면서”로 다듬습니다. “국민(國民)대중(大衆)의 의식(意識)과 태도(態度)를”은 “사람들 생각과 몸짓을”로 손보고, “자기(自己)의 체제(體制)”는 “저희 틀”로 손보며, “전력(全力)을 다한다”는 “온힘을 다한다”로 손봅니다.
(최종규/함께살기 . 2015 - 우리 말 살려쓰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