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량한 말 바로잡기

 (627) 무방 1


가정이 자녀를 교육하는 힘을 자꾸만 잃어가고 있는 요즈음이다. 가정이 제 구실을 하게 된다면야 학교에서는 공부만 가르쳐도 무방할 것이다

《성래운-스승은 없는가》(진문출판사,1977) 108쪽


 공부만 가르쳐도 무방할 것이다

→ 공부만 가르쳐도 괜찮다

→ 공부만 가르쳐도 된다

→ 공부만 가르쳐도 좋다

 …



  한자말 ‘무방(無妨)’은 “꺼리낄 것 없이 괜찮음”을 뜻한다고 합니다. 그러니, 처음부터 한국말로 ‘괜찮다’를 쓰면 됩니다. 때에 따라서는 “꺼리낄 것 없다”를 넣을 수 있습니다. 이 보기글에서는 “공부만 가르쳐도 괜찮다”나 “공부만 가르쳐도 좋다”로 고쳐쓸 만한데, “공부만 가르쳐도 나쁘지 않다”나 “공부만 가르쳐도 나쁠 일이 없다”나 “공부만 가르쳐도 말썽이 나지 않는다”처럼 고쳐써도 잘 어울립니다.


 남이 들어도 무방한 이야기

→ 남이 들어도 되는 이야기

→ 남이 들어도 괜찮은 이야기

 내 방에서 공부하여도 무방하다

→ 내 방에서 공부하여도 된다

→ 내 방에서 공부하여도 괜찮다


  ‘괜찮다’나 ‘되다’라는 낱말을 넣으면 넉넉합니다. 굳이 ‘무방’이라는 한자말을 아이들한테 가르치거나 보여주어서 쓰라고 할 일이 없습니다. 한국사람은 한국말을 즐겁고 아름답게 살려서 잘 쓰면 됩니다. 4336.2.12.물/4348.3.1.해.ㅎㄲㅅ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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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마다 아이를 가르치는 힘을 자꾸만 잃는 요즈음이다. 집에 제구실을 한다면야 학교에서는 공부만 가르쳐도 괜찮다


‘가정(家庭)’은 ‘집’이나 ‘집안’으로 손보고, ‘교육(敎育)하는’은 ‘가르치는’이나 ‘기르는’이나 ‘키우는’으로 손봅니다. “잃어가고 있는”는 “잃는”으로 손질하고, “제 구실을 하게 된다면야”는 “제구실을 한다면야”로 손질하며, “-할 것이다”는 “-하다”로 손질합니다.



무방(無妨) : 꺼리낄 것 없이 괜찮음

   - 남이 들어도 무방한 이야기 / 내 방에서 공부하여도 무방하다


..


 알량한 말 바로잡기

 (1658) 무방 2


그러면 마산을 민주화의 요람이라고 불러도 무방하겠군요

《김삼웅·장동석-한국 현대사의 민낯》(철수와영희,2015) 76쪽


 -라고 불러도 무방하겠군요

→ -라고 해도 되겠군요

→ -라고 해도 괜찮겠군요

→ -라고 해도 어울리겠군요

→ -라고 할 수 있겠군요

→ -라고 할 수 있군요

 …



  어른들이 ‘무방’이라는 낱말을 쓰면 아이들이 알아들을까요? 어른들은 왜 ‘무방’이라는 낱말을 쓸까요? 이런 한자말을 굳이 써야 할까요? 한국말로 알맞고 바르면서 슬기롭게 이야기를 나눌 수 없을까요?


  ‘all right’은 영어입니다. ‘無妨’은 한자말입니다. ‘올라잇’과 ‘무방’은 외국말입니다. 한국말은 ‘괜찮다’입니다. 4348.3.1.해.ㅎㄲㅅ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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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면 마산을 민주가 싹 튼 곳이라고 할 수 있겠군요


‘민주화(-化)’는 “민주적으로 되어 가는 것”을 뜻한다고 합니다. 이 대목에서는 ‘-화’를 덜어야 올바릅니다. ‘요람(搖籃)’은 ‘아기 침대’를 가리킵니다. ‘처음 태어난 곳’을 빗대는 낱말이니, “민주화의 요람이라고”를 “민주가 싹 튼 곳이라고”로 손질합니다. ‘불러도’는 ‘해도’로 바로잡습니다.


(최종규/함께살기 . 2015 - 우리 말 살려쓰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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