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든 책이 태어나는 첫자리
모든 책이 태어나는 첫자리를 생각한다. 바로 아이들 손끝이다. 왜 이러한가? 왜냐하면, 책을 쓰는 모든 어른은 처음에는 아이였기 때문이다. 학문을 하거나 철학을 하거나 문학을 하거나 과학을 하기 앞서, 즐겁게 뛰논 아이로 삶을 누렸기에 비로소 모든 학문도 철학도 문학도 과학도 할 수 있다. 즐겁게 뛰논 삶이 없다면 아무것도 하지 못한다. 즐겁게 뛰놀면서 동무와 어울린 나날이 없다면 어느 것도 이루지 못한다.
글 한 줄은 맑게 웃으며 놀던 어린 날에서 비롯한다. 책 한 권은 밝게 노래하며 어깨동무하던 어린 삶에서 태어난다. 모든 책이 태어나는 첫자리는 사랑이다. 모든 책이 깨어나는 끝자리는 꿈이다. 모든 책이 흐르면서 환하게 퍼지는 자리는 삶이다. 4348.2.21.흙.ㅎㄲㅅㄱ
(최종규/함께살기 . 2015 - 삶과 책읽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