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수께끼 난자몬자 6
이토 시즈카 지음 / 삼양출판사(만화) / 2015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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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화책 즐겨읽기 466



어떤 어른이 되려는가

― 수수께끼 난자몬자 6

 이토 시즈카 글·그림

 이지혜 옮김

 삼양출판사 펴냄, 2015.1.10.



  우리는 무엇이든 할 수 있습니다. 우리 스스로 생각하면 못 할 일이 없습니다. 그런데, 우리는 못 하는 일이 아주 많습니다. 왜냐하면, 우리 스스로 생각하지 않기 때문입니다. 마음에 드는 사람하고 사귀는 일조차 제대로 못 하기 일쑤입니다. 왜냐하면, 마음은 있어도 제대로 움직이려 하지 않으니까요. 다가서려 하거나 말을 걸려고조차 하지 않으니까 할 수 있는 일이 없습니다.


  자전거를 못 탄다고 스스로 자꾸 생각하니 자전거를 끝내 못 탑니다. 자전거를 배우다가 넘어지면 어떤가요? 넘어지기도 하고 다시 일어서기도 하면서 자전거를 배웁니다. 아기는 넘어지면서 걸음마를 익힙니다. 아기가 넘어져서 무릎이 까지거나 얼굴이 깨지기를 두려워 한다면, 아기는 끝내 못 걷습니다. 어버이가 아기한테 할 일은, 아기가 두려움이 없이 씩씩하게 서도록 웃으면서 두 팔을 벌려 맞이하는 일입니다.



- “대체 난 뭘 하고 있었을까. 후우타가 없어졌다는 것만 생각하고, 아버지가 어떤지 전혀 눈치 못 챘어.” (13쪽)

- “당신이 없는 10년을 홀로 보내고, 난 당신보다 나이를 먹었지.” “좋은 10년이었수?” “그렇구먼. 나쁘지 않았어.” (27쪽)





  우리는 어떤 어른이든 될 수 있습니다. 아름다운 어른이 될 수 있고, 바보스러운 어른이 될 수 있습니다. 생각을 아름답게 가꾸어서 아름다운 일을 하면, 우리는 늘 아름답지요. 생각을 하나도 안 가꾸면서 하나도 안 아름다운 일을 하면, 우리는 그만 바보스러운 어른이 됩니다. 어느 쪽이 되든 우리는 늘 우리 스스로 삶을 짓습니다.


  그러니까, 언제나 나 스스로 제대로 바라보면서 생각해야 합니다. 어떻게 살고 싶은가 하고 생각해야 합니다. 어떤 일을 하거나 어떤 놀이로 기쁘게 웃으려 하는지 늘 생각해야 합니다. 말 한 마디를 할 적에도 어떤 낱말을 고르고 어떤 말투로 하려는지 찬찬히 생각해야 합니다. 모든 삶을 생각하고, 모든 뿌리를 생각하며, 모든 숨결을 생각해야, 비로소 나다운 길을 걸어가면서 슬기롭고 아름다운 어른이 될 수 있습니다.



- “네가 이 마을의 규율울 어긴 것이 문제라고 하는 거다. 네가 멋대로 판단하고, 네 할아버지를 만나러 간 일을.” “아니요! 마지막으로 할아버지 곁에 있어 줬던 거 난 아주 잘했다고 생각해. 그러니까 후회 안 한다구요!” “이 꼬맹이가! 쵸시 님께 말대답하지 마라!” “뭐가 쵸시 님이야! 마을의 평화를 지키기 위해서라는 둥 그럴듯한 말만 지껄이는데, 그냥 독재주의자에 배배 꼬인 영감이잖아!” (50∼52쪽)






  이토 시즈카 님이 빚은 만화책 《수수께끼 난자몬자》(삼양출판사,2015) 여섯째 권을 읽습니다. 난자몬자 이야기는 이제 여섯째 권으로 마무리를 짓습니다. 수수께끼가 깃든 나무가 있는 조그마한 섬에서 살아가는 길고 짧은 이야기를 찬찬히 마무리를 지어요.


  이 만화책을 이끄는 아이들은 열다섯 살 나이에 서른 살 어른을 꿈꿉니다. 앞으로 어떤 어른이 되어 살려는지 가만히 꿈을 짓습니다. 아름다운 어른이 될는지, 바보스러운 어른이 될는지 스스로 생각하면서 길을 찾으려 합니다.


  이 아이들은 ‘굳은 틀’로 생각할 마음이 없습니다. 이 아이들은 ‘바보스러운 허물’을 뒤집어쓸 생각이 없습니다. 이 아이들은 언제나 새로우면서 환한 눈길이 되고 싶습니다. 이 아이들은 늘 사랑스러우면서 아름답게 어깨동무하는 삶을 바랍니다.



- “너희가 그렇게 풀이 죽어 있는다고 저 애들한테 아무 도움도 안 되잖니! 이럴 때일수록 더 정신을 똑바로 차려야지! 억지로라도 기운을 내란 말이다!” (87쪽)

- “이 마을의 숲은, 너희를 살리고 받아들였어. 그러니까 우리도 그걸 따라야지. 왜냐하면 이 섬의 숲은, 우리를 지키고 길러 준 ……” (95쪽)





  열다섯 살 아이들뿐 아니라 더 어린 아이도 ‘학교를 다니’지 않습니다. 왜냐하면, 이 아이들은 갑자기 ‘손가락 길이’만큼 몸이 줄어들었거든요. ‘손가락 사람’이 된 아이들을 받아들여서 가르칠 만한 학교는 없습니다. 그러면 이 아이들은 어떻게 할까요? 스스로 삶을 짓고, 스스로 생각을 가꾸며, 스스로 사랑을 펼칩니다. 밥과 옷과 집을 스스로 마련해서 누립니다. 이웃과 사이좋게 어울리는 길을 스스로 생각해 내어 이룹니다.


  남이 알려주기에 배우지 않아요. 스스로 길을 찾아서 배우지요. 남이 보여주니까 따르지 않아요. 아침마다 스스로 생각을 열고, 날마다 스스로 빙글빙글 웃음꽃을 피웁니다.



- “15년 후. 우린 30살이겠다.” “아, 아저씨네!” “우린 15년 후에 어떤 어른이 되어 있을까?” (116쪽)



  새로운 마음인 사람은 서른 살이건 예순 살이건 젊습니다. 젊은 사람은 늘 푸른 마음입니다. 새롭지 않은 마음인 사람은 열다섯 살이건 열 살이건 안 젊습니다. 애늙은이라 할 만하고, 철이 안 들지요. 새롭지 않은 마음일 때에는 그저 늙습니다. 새로운 마음일 때에는 두려움이 없습니다. 새롭지 않은 마음일 때에는 두려움만 많아서, 도무지 한 발짝도 떼지 못해요.


  어른이 되려는 사람은 늘 새로운 길을 걷습니다. 새로운 길을 새로운 노래를 부르면서 걷습니다. 새로운 길을 새로운 생각으로 새로운 꿈을 지으면서 걸어요. 이 새로운 길에는 새와 풀벌레와 개구리가 함께 노래를 합니다. 이 새로운 길에는 꽃과 나무와 풀이 함께 춤을 춥니다. 4348.2.13.쇠.ㅎㄲㅅㄱ


(최종규/함께살기 . 2015 - 시골에서 만화읽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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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장소] 2015-02-13 16:4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가끔은 너무 콕콕 쑤셔서 아파서 ㅎㅎㅎ
눈 돌리고 싶어지기도 한답니다.
아는 거죠. 엄살 부리고 싶구나...하고.

숲노래 2015-02-13 21:00   좋아요 1 | URL
즐거운 곳에 눈을 돌리면 됩니다~

[그장소] 2015-02-13 21:0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프게 배운것은 잘 잊히지 않아요.
시간도 그만큼 들고 잃는 것 역시 있어도
헛되지 않다는 걸...이제는 조금 압니다.

숲노래 2015-02-14 09:27   좋아요 1 | URL
아프다고 해도 그 한때뿐이고
오래도록 즐거운 숨결로 거듭나도록 이끄는
고마운 일이라고 느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