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글노래’ 쓰기
바깥마실을 나와서 한글노래를 쓴다. 시골집에서 동생과 즐겁게 놀면서 아버지를 기다릴 큰아이를 그리면서 한글노래를 쓴다. 조그마한 종이에 찬찬히 한글노래를 쓴다. 우리 집 시골순이한테 들려줄 한글노래이지만, 이 한글노래를 마실길에서 만나는 이웃한테도 선물로 주려고 한다. 우리 집 큰아이한테는 그림엽서 뒤쪽에 더 큰 글씨로 옮겨적어서 줄 생각이고, 이웃한테는 조그마한 종이에 적은 대로 줄 생각이다.
한글노래는 아이한테 들려주는 ‘어버이 이야기’요 ‘어버이 삶’이다. 아이가 한글만 익히거나 알도록 하려는 글이 아니라, 아이가 어버이와 함께 살면서 바라보고 지켜보는 이야기이면서, 한글과 함께 삶노래를 물려받을 수 있기를 바라는 사랑이다. 사랑을 글이라는 그릇에 담아서 들려주는 한글노래이다. 그러니까, 한글을 노래처럼 부르면서, 아니 한글을 노래로 부르면서 아이와 도란도란 이야기꽃을 피운다고 하겠다. 4348.1.9.쇠.ㅎㄲㅅㄱ
(최종규 . 2015 - 아버지 육아일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