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대로 산다’와 ‘법 없이 산다’는 말



  어릴 적부터 익히 들은 말 가운데 ‘법대로 산다’와 ‘법 없이 산다’가 있다. 나는 어릴 적부터 이 두 가지 말이 모두 내키지 않았다. ‘법대로 산다’는 어느 한쪽으로 보면 옳다 할 테지만, 법이 모든 사람한테 두루 옳거나, 법이 지구별을 아름답게 가꾼다고는 느끼기 어려웠기 때문이다. ‘법 없이 산다’는 법이 있건 없건 아름답게 살아가는 사랑을 드러내는 말인데, 막상 ‘법 없이 산다’는 사람을 아끼거나 믿거나 따르거나 좋아하거나 섬기거나 지키려는 사회 얼거리는 본 일이 드물다.


  ‘법대로 산다’는 사람은 얼마나 옳을까? 법에 나와야만 지키는가? 법에 안 나오면 안 지켜도 되는가? 두꺼운 법전을 다 외우면서 살아야 하나? 마음이 부르는 곧고 바르며 아름다운 소리를 들으면서 살 수는 없는가?


  ‘법 없이 산다’는 마음이 되면 무엇이 힘들까? 법도 없고, 법을 만드는 사람도 없고, 법을 따지는 사람도 없으면 아름답지 않을까? 법을 자꾸 만들기 때문에 법을 어기는 사람도 자꾸 생기지 않는가? 법을 따질 노릇이 아니라, 사랑을 따질 일이 아닌가? 법으로 따지면 다툼만 생기지만, 사랑을 따지면 모두 즐거우면서 아름다운 삶이 되지 않는가?


  나는 어릴 적부터 오직 한 가지만 생각했다. 다른 어른들은 법을 놓고 다투더라도, 나는 법이 아니라 ‘사랑’을 바라보면서 살자고 생각했다. 열 살이 채 안 된 코흘리개일 적에도 ‘사랑대로 살자’고 느꼈고, 곁님과 두 아이와 시골에서 지내는 아저씨인 오늘날에도 ‘사랑을 키우며 살자’고 생각한다. 사랑을 나누고, 사랑을 꽃피우며, 사랑을 이야기하는 하루를 살자. 4347.12.20.흙.ㅎㄲㅅㄱ


(최종규 . 2014 - 삶과 책읽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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