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시라고 할까 청소년시라고 할까, 아무튼 노래와 같은 시가 깃든 《마법에 걸린 전화기》는 독일에서 1935년에 처음 나왔다고 한다. 사회나 정치나 문화가 모조리 우스꽝스러운 모습이던 독일에서, 이렇게 웃음이 묻어나는 노래를 부를 수 있구나 싶어 놀라운데, 어느 모로 본다면 ‘우스꽝스러운 사회나 정치나 문화’를 늘 부대끼면서 ‘웃음’으로 삶을 가꿀 수밖에 없구나 싶기도 하다. 돌이키면, 한국도 여러모로 우스꽝스러운 짓을 겪었다. 가까이는 군사독재가 있고, 조금 멀리는 일제강점기가 있고, 조금 더 멀리는 계급·봉건·신분 차벨 사회가 있다. 더 멀리 가면 한겨레끼리 치고 받으면서 싸우던 사회가 있으니, 가만히 보면 온 발자취가 그저 우스꽝스러운 사회이고 정치이며 문화이다. 한겨레도 얼마나 웃긴가. 고구려와 백제와 가야와 신라와 부여는 왜 서로 싸워야 했을까? 왜 서로를 기꺼이 받아들여 저마다 다른 삶을 가꾸는 아름다운 길로 나아가려 하지 않았을까? 저마다 다른 숨결인 줄 알아채고 느낀다면, 제 나라나 고장이나 마을을 살뜰히 아끼면서 살 노릇 아닌가? 왜 전쟁무기를 만들어서 이웃 나라나 고장이나 마을을 짓밟아서 “내 땅!”이라고 외치려 하는가? 웃는 아이들이 웃음을 지어서 온누리에 평화를 심는다. 4347.12.18.나무.ㅎㄲㅅㄱ


(최종규 . 2014 - 한 줄 책읽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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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법에 걸린 전화기
에리히 캐스트너 지음, 발터 트리어 그림 / 시공주니어 / 2000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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