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사진 찍는 눈빛 107. 스스로 갈고닦기
종이비행기를 어떻게 하면 잘 날릴 수 있을까 하고 묻는다면, 스스로 바지런히 접고 또 접으라는 말밖에 달리 할 말이 없습니다. 연을 어떻게 하면 잘 날릴 수 있느냐 하고 물을 적에도, 스스로 바지런히 날리고 또 날리라는 말만 들려줄 뿐입니다. 바느질을 잘 하는 사람도, 자전거를 잘 타는 사람도, 밥을 잘 짓는 사람도, 노래를 잘 부르는 사람도, 힘을 잘 쓰는 사람도, 낫질을 잘 하는 사람도 모두 이와 같습니다. 스스로 바지런히 하다 보면 어느새 익숙하게 할 수 있습니다. 꾸준히 하고 거듭 하며 한결같이 할 때에 시나브로 솜씨가 몸에 붙습니다.
사진을 잘 찍는 길은 오직 하나입니다. 스스로 즐겁게 꾸준히 찍으면 됩니다. 사진을 잘 읽으려면 어떻게 할까요? 이때에도 똑같지요. 사진을 꾸준하게 보고 또 보면 돼요.
나무를 잘 알려고 하면 어떻게 해야 할는지 생각해 보셔요. 나무도감을 들춘다고 해서 나무를 잘 알지 않습니다. 대학교를 다녀야 나무를 잘 배우지 않습니다. 손수 나무를 심어서 날마다 들여다보면서 돌볼 때에 비로소 나무를 잘 알 수 있습니다.
아이를 어떻게 해야 잘 돌볼까요? 아이를 날마다 아침부터 저녁까지 찬찬히 마주하고 들여다보면서 아끼고 사랑하면 잘 돌볼 수 있습니다. 이리 하라고 다그치거나 저리 하라고 몰아세우면 아이를 잘 돌보지 못합니다. 아이가 신나게 뛰놀면서 튼튼하게 자라도록 지켜보면서 사랑하면 누구나 아이를 잘 돌봅니다.
스스로 일구는 삶이요, 스스로 갈고닦는 사진입니다. 내 사진이 아직 마음에 들지 않는다면 앞으로 더 힘껏 갈고닦아야 한다는 뜻입니다. 내 사진이 영 미덥지 않다면 앞으로 씩씩하게 더 갈고닦으면서 키워야 한다는 소리입니다. 4347.12.11.나무.ㅎㄲㅅㄱ
(최종규 . 2014 - 사진책 읽는 즐거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