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말을 죽이는 외마디 한자말

 (1348) 통하다通 77


그들은 그렇게 사진을 찍는 것이고, 우리는 우리들대로 우리 눈을 통한 사진을 찍을 일이다

《육명심-이것은 사진이다》(글씨미디어,2012) 270쪽


 우리 눈을 통한 사진을 찍을

→ 우리 눈을 거쳐 사진을 찍을

→ 우리 눈을 써서 사진을 찍을

→ 우리 눈으로 보며 사진을 찍을

→ 우리 눈으로 사진을 찍을

 …



  사진을 찍는 사람은 다른 사람 눈이 아닌 내 눈으로 찍습니다. 다른 사람이 내 사진기를 들여다볼 적에 내 사진을 찍지 않습니다. 잘나든 못나든 나 스스로 바라보면서 찍습니다. 사람마다 눈길이 다 다르기에, 저마다 다른 눈길로 저마다 다른 사진을 찍습니다.


  서양사람은 서양사람대로 사진을 찍습니다. 한국사람은 한국사람대로 사진을 찍습니다. 어른은 어른대로 사진을 찍고, 어린이는 어린이대로 사진을 찍습니다.


 우리 눈을 밝혀 사진을 찍을

 우리 눈을 빛내 사진을 찍을

 우리 눈을 키워 사진을 찍을

 우리 눈을 살려 사진을 찍을


  사진찍기를 더 헤아린다면, “눈을 밝혀” 찍는다고 할 수 있습니다. “눈을 빛내어” 찍을 수 있고, “눈을 키우”거나 “눈을 북돋우”며 찍을 수 있어요. “눈을 살리”거나 “눈을 사랑하”면서 직을 수 있지요.


  눈빛을 가꿀 수 있습니다. 눈망울을 헤아릴 수 있습니다. 눈높이를 끌어올릴 수 있습니다. 눈길을 갈고닦을 수 있습니다. 눈썰미를 보듬을 수 있습니다. ‘通하다’라는 굴레를 스스로 떨치면, 사진을 찍는 길을 새롭게 열고, 말과 넋과 삶을 손수 일구는 길을 곱게 여밀 만합니다. 4347.11.29.흙.ㅎㄲㅅㄱ



* 보기글 새로 쓰기

그들은 그렇게 사진을 찍고, 우리는 우리대로 우리 눈으로 사진을 찍을 일이다


“찍는 것이고”는 “찍고”로 손봅니다. ‘우리들대로’는 ‘우리대로’로 손질합니다. ‘우리들대로’ 앞뒤에 적은 ‘우리’에는 ‘-들’을 붙이지 않으니, 이 대목에서도 ‘-들’을 붙일 까닭이 없습니다.


..



 우리 말을 죽이는 외마디 한자말

 (1349) 통하다通 78


물론 그 소리는 내가 직접 들은 것이 아니다. 두 귀에 꽂은 작은 보청기를 통해 내 귓속에 닿은 소리이다

《후쿠다 다카히로/이경옥 옮김-이 멋진 세상에 태어나》(다림,2008) 11쪽


 작은 보청기를 통해

→ 작은 보청기를 거쳐

→ 작은 보청기로

→ 작은 보청기 때문에

→ 작은 보청기가 있기에

 …



  어느 소리를 스스로 들을 생각은 아니었으나, 귀에 보청기를 꽂았기에 이 보청기를 거쳐 소리가 들어온다고 합니다. 보청기가 있어서 소리를 듣습니다. 보청기 때문에 소리를 듣습니다. 보청기를 써서 소리를 듣습니다. 보청기 힘을 빌어 소리를 듣습니다. 4347.11.29.흙.ㅎㄲㅅ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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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만 그 소리는 내가 스스로 듣지 않았다. 두 귀에 꽂은 작은 보청기를 거쳐 내 귓속에 닿은 소리이다


‘물론(勿論)’은 ‘다만’으로 손질하고, ‘직접(直接)’은 ‘곧바로’나 ‘몸소’나 ‘스스로’로 손질하며, “들은 것이 아니다”는 “듣지 않았다”로 손질합니다.


(최종규 . 2014 - 우리 말 살려쓰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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