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 안 써야 우리 말이 깨끗하다

 (1988) 너의 7


“우리 시오미초등학교 친구들과 사카모토 할아버지는 단을 잘 지켜주고 있습니다.” “단, 우리가 너의 눈이 되어 줄게.” “단, 네 친구가 되어 줄게.”

《오오니시 덴이치로/이규원 옮김-너의 눈이 되어 줄게》(청어람미디어,2003) 61쪽


 너의 눈이 되어 줄게 (x)

 네 친구가 되어 줄게 (o)



  일본책 《目の見えない犬ダン》을 한국말로 옮겨 《너의 눈이 되어 줄게》가 태어납니다. 일본사람이 일본책에 어떤 말을 넣었기에 “너의 눈”이라는 말마디가 태어났는지 궁금했는데, 일본책에 적힌 일본말을 한국말로 옮겨적자면 “눈이 보이지 않는 개, 단”입니다. 일본책에는 “너의 눈”이라는 말마디가 없습니다. 일본책에서는 “너의 눈”을 말하지 않습니다. 한국사람이 일본책을 한국말로 옮겨 한국 어린이한테 읽히려고 하면서 “너의 눈”을 이야기합니다.


  그런데, 이 보기글을 보면 “너의 눈”이라 적은 다음, 곧바로 “네 친구”라고 적습니다. “너의 친구”가 아닌 “네 친구”라고 적어요.


  글잣수를 맞추려고 이처럼 했을까요. ‘너의’도 ‘네’도 얼마든지 쓸 만할 뿐 아니라, 아이들이 이러한 말투를 받아들여도 괜찮다고 여겨 이처럼 책이름을 붙이고 글을 쓸까요.


 네게 눈이 되어 줄게

 네 눈이 되어 줄게

 너한테 눈이 되어 줄게


  어린이책만 옳고 바르게 말을 가다듬어야 하지 않습니다. 어른책은 아무 말이나 되는 대로 넣어도 괜찮지 않습니다. 어린이책이기에 더욱 마음을 기울여서 옳고 바르면서 고운 말이 가득하도록 힘써야 합니다. 어른책인 만큼 제대로 마음을 쏟아 착하면서 맑고 사랑스러운 말로 이야기를 빚도록 애써야 합니다. 4344.3.9.물/4347.11.29.흙.ㅎㄲㅅ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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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시오미초등학교 친구들과 사카모토 할아버지는 단을 잘 지켜 줍니다.” “단, 우리가 네 눈이 되어 줄게.” “단, 네 동무가 되어 줄게.”


“지켜주고 있습니다”는 “지켜 줍니다”로 손보고, “네 친구(親舊)”는 “네 동무”로 손봅니다.


..


 '-의' 안 써야 우리 말이 깨끗하다

 (2199) 너의 8


너의 좋은 점이야. 근데 분위기에 휩쓸려서 히죽거리는 건 나쁜 점이지

《이와오카 히사에/오지은 옮김-토성 맨션 2》(세미콜론,2009) 153쪽


 너의 좋은 점이야

→ 네 좋은 점이야

→ 네 좋은 구석이야

→ 너한테 좋은 모습이야

 …



  한국사람이 한국말로 슬기롭게 생각을 가다듬지 못하기 때문에, 일본말이나 영어에 휩쓸립니다. 한국사람이 한국말로 사랑스레 생각을 키우기 못하기 때문에, 일본 말투나 번역 말투에 휘둘립니다. 나 스스로 똑바로 서면, 둘레에서 아무리 바보스럽거나 어리석은 말마디가 넘치더라도 아랑곳하지 않습니다.


  한국말은 ‘네’입니다. 한국말이 아닌 ‘너의’는 예나 이제나 앞으로나 한국말이 아닙니다. 무늬는 한글이어도 알맹이가 한국말이 아니기에 한국말이 될 수 없습니다. 4347.11.29.흙.ㅎㄲㅅ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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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 좋은 구석이야. 근데 흐름에 휩쓸려서 히죽거리는 모습은 나쁘지


‘점(點)’은 ‘구석’이나 ‘모습’으로 손봅니다. ‘분위기(雰圍氣)’는 그대로 둘 만하지만 ‘흐름’이나 ‘물결’로 손질할 수 있습니다. “히죽거리는 건”은 “히죽거리는 모습은”이나 “히죽거리면”이나 “히죽거린다면”으로 손질합니다.


(최종규 . 2014 - 우리 말 살려쓰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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