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와 나의 발자취 2 - 시간여행 카스가연구소
요시즈키 쿠미치 지음 / 서울미디어코믹스(서울문화사) / 2013년 10월
평점 :
품절





만화책 즐겨읽기 418



사랑을 새로 받고 태어나다

― 너와 나의 발자취 2

 요시즈키 쿠미치 글 ·그림

 정은서 옮김

 서울문화사 펴냄, 2013.10.30.



  아이가 태어나서 어른으로 자라고, 어른은 사랑스러운 짝을 만나 아이를 낳습니다. 사랑스러운 짝을 만나 아이를 낳은 어른은 새롭게 아이를 바라보고, 새로 태어난 아이는 새로운 사랑을 물려받아 새로운 어른으로 자랍니다.


  아이가 다시 태어나고 또 태어나면서 지구별에 새로운 숨결이 퍼집니다. 아이가 새로 자라고 거듭 자라면서 이 땅 곳곳에 새로운 이야기가 넘실거립니다.


  우리는 어머니가 되거나 아버지가 되려고 태어나지는 않습니다. 어머니가 되거나 아버지가 되는 까닭은, 어머니나 아버지로 살면서 사람으로 누리는 하루를 새롭게 돌아보면서 배우고 싶기 때문입니다.





- “주변 사람들에게 구박만 받았는데도 주변 사람들에게 이 정도로 다정할 수 있다니. 어떤 ‘능력 있는 사람’보다 존경스러워.” (19쪽)

- “만약 그때 교차로에서 반대로 내가 치일 뻔했다면 시다 씨는 어떻게 했을까?” “틀림없이 구하려고 뛰어들었을 거야.” “나도 그렇게 생각해. 그러니까 아마 어떤 세계에 있든, 난 시다 씨를 좋아하게 될 거야! 둘 다 그 사고로 죽지 않았다면.” (25∼26쪽)



  요시즈키 쿠미치 님이 빚은 만화책 《너와 나의 발자취》(서울문화사,2013) 둘째 권을 읽습니다. 이 만화에 나오는 사람들은 어머니나 아버지가 되고 싶은 생각을 품기도 할 테지만, 이에 앞서 사람다운 사람이 되는 길을 생각합니다. 스스로 사람다운 삶을 누리지 못한다면 어머니나 아버지가 될 수 없으리라 여깁니다.


  오늘날 한국에서 아이들은 어떻게 자랄까요? 어머니가 되거나 아버지가 되려고 자라는 아이가 있을까요? 아이들은 무럭무럭 자라서 나중에 어머니나 아버지가 되는 줄 알까요? 아이들은 새로운 사랑을 받아 새로운 어른으로 자라는가요? 어른들은 아이들한테 사랑을 새롭게 물려주면서 꿈을 새롭게 키우도록 북돋우는가요?





- “와, 미즈키! 뒤를 돌아봐. 굉장하다. 똑바로 쭉 이어져 있어!” “응?” “미즈키와 나의 발자국!” (37∼38쪽)

- “왜 연구소 옥상에서 캔맥주와 안주를 늘어놓아야 하는 겁니까.” “불평하지 말아요! 손님이 다소 늘었다고 해도 사치는 금물이에요. 게다가, 이렇게 올려다보는 밤하늘의 별이 최고의 술안주라고 생각하지 않아요?” (42∼43쪽)

- “인간의 뇌는 엄청난 능력을 가지고 있어요. ‘영질’이란, 다시 말해서 뇌의 지령탑인 ‘의식’의 실체. 우리 장치는 이 영질을 해석해 수치화함으로써 시간여행 세계에서 의식까지 시뮬레이트된 인간을 그대로 재현하고 있어요.” (50쪽)



  어버이는 돈을 버는 사람이 아니라 삶을 가꾸는 사람입니다. 어머니와 아버지는 밥을 짓거나 빨래를 하는 사람을 넘어, 살림을 돌보는 사람입니다. 우리는 날마다 생각을 짓고 이야기를 나누는 사람입니다.


  학교에 다니려고 태어나는 사람이 아닙니다. 학교를 반드시 다녀야 하는 사람이 아닙니다. 다만, 사랑을 받으려고 태어나는 사람입니다. 사랑을 배우고 삶을 즐기려고 태어나는 사람입니다.


  학교에서는 무엇을 보여주거나 가르치나요. 사회에서는 무엇을 보여주거나 가르치나요. 책과 신문과 방송은 무엇을 보여주거나 가르치려 하나요. 우리는 학교와 사회와 책 둘레에서 어떤 생각을 얻어서 어떤 삶을 짓는가요.



- “괜찮아요. 손을 잡지 않아도 나는 여기에 실재하고 있어요!” (60쪽)

- “내 정신력을 얕보지 마세요. 그 따위 협박에 여동생을 포기할 것 같아요! 현실의 육체 따윈 마음대로 하세요! 그 대신 난 당신을 평생 ‘귀축 송충이 바퀴벌레’라고 부르며 모세혈관 구석구석까지 혐오해 줄 테니까!” (90쪽)

- “무엇보다 소장님과 만난 후의 이 1년 동안 내 마음에 지긋지긋할 정도로 발자취를 남기고 있습니다! 그것을 잊고 이런 세계로 달아나지 말아요!” (101쪽)





  만화책 《너와 나의 발자취》에 나오는 사람들은 시간여행을 바랍니다. 흐르고 흘러 오늘이 된 이 자리에서 옛날로 돌아가서 바꿀 수는 없으나, 옛날 그 자리에서 ‘내 눈길과 마음’이 아니라 ‘내 곁에 있던 그 사람 눈길과 마음’이 어떠했는지 궁금합니다. 오늘 이곳에서 씩씩하고 즐거우면서 사랑스럽게 살가운 기운을 찾고 싶어서 지난날로 돌아가 내 모습을 또렷하게 다시 보고 싶습니다.


  만화책에 나오기도 하지만, 우리가 지난날로 돌아간다고 해서 지난날 어떤 모습을 바꾸지는 않습니다. 어느 모로 본다면 굳이 바꿀 까닭이 없습니다. 왜냐하면, 우리는 바로 오늘 이곳에서 삶을 새로 지으면 되기 때문입니다. 오늘 이곳에 선 우리가 스스로 이 삶을 새로 가꾸어서 아름다운 사랑을 새롭게 일구면 되기 때문입니다.



- “이렇게 언제라도 돌아볼 수 있는 과거가 내게도 있다면 조금이라도 오래 살고 싶어!” (134쪽)

- ‘그래, 그것은 여기를 방문한 사람 모두가 품고 있는, 먼 과거에 풀지 못한 마음의 퍼즐.’ (149쪽)

- “당신은 아마 지금도 자기가 생각하는 것보다 훨씬 많은 ‘사랑’에 둘러싸여 살고 있어요. 이 진실이야말로 줄곧 당신이 원하던 것이 아닐까요?” (176∼177쪽)



  아이가 자라 어머니나 아버지가 되면서, 그동안 몰랐던 어머니나 아버지 마음을 헤아립니다. 아이가 자라 어머니나 아버지가 되면서, 예전에 내 어머니나 아버지가 하지 못한 사랑을 새롭게 짓습니다. 아이가 자라 어머니나 아버지가 되면서, 이제부터 나는 어머니 숨결과 아버지 노래를 기쁘게 나눕니다.


  나는 사랑으로 태어났고, 나는 사랑으로 아이를 낳습니다. 우리 아이들은 사랑으로 태어났고, 우리 아이들은 사랑으로 자라서, 앞으로 새로운 사랑을 이 땅에 곱게 심습니다. 4347.11.24.달.ㅎㄲㅅㄱ


(최종규 . 2014 - 시골에서 만화읽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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