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 안 써야 우리 말이 깨끗하다
(728) 너의 1
세상 사람의 칭찬이나 비난이 너와 무슨 상관이 있는가? 너의 의무라고 생각하는 일을 해라
《마하트마 간디/진영상,함석헌 옮김-날마다 한 생각》(호미,2001) 174쪽
너의 의무라고 생각하는 일을
→ 네 의무라고 생각하는 일을
→ 네가 할 일을
→ 네 할 일을
→ 네가 해야겠다고 생각하는 일을
→ 스스로 의무라고 생각하는 일을
…
‘나의’와 함께 잘못 쓰는 말이 ‘너의’입니다. 한국말은 ‘내’와 ‘네’입니다. “내 의무”이고 “네 의무”이지, “나의 의무”나 “너의 의무”는 아닙니다. 그리고, 한자말 ‘의무’는 “마땅히 하여야 할 일”을 뜻합니다. 이 보기글을 보면 “의무라고 생각하는 일”이라고 나오니, “해야 한다고 생각하는 일”이나 “마땅히 할 일”이나 “할 일”로 손보면 한결 낫습니다. 4339.9.8.쇠/4347.11.20.나무.ㅎㄲㅅㄱ
* 보기글 새로 쓰기
둘레에서 추켜세우거나 헐뜯는대서 너와 어떻게 얽히는가? 네가 해야 한다고 생각하는 일을 해라
다른 사람이 추켜세우거나 헐뜯는대서 네가 마음 쓸 일이 있는가? 네 할 일을 해라
“세상(世上) 사람의 칭찬(稱讚)이나 비난(非難)”은 ‘-의’만 덜면서 “세상 사람 칭찬이나 비난”으로 손보거나 “세상 사람들 칭찬이나 비난”으로 손볼 수 있지만, “다른 사람이 칭찬하거나 비난한대서”라든지 “둘레에서 추켜세우거나 헐뜯는대서”로 손볼 수 있습니다. “너와 무슨 상관(相關)이 있는가”는 “네가 마음 쓸 일이 무엇인가”나 “너와 어떻게 얽히는가”로 손질합니다. ‘의무(義務)’는 그대로 두어도 되고, ‘할 일’로 고쳐써도 됩니다.
..
'-의' 안 써야 우리 말이 깨끗하다
(1489) 너의 2
“너의 얼굴이 이미 주름지고 머리털도 희었으니, 내가 먼저 너의 배운 것부터 들어 보자.”
《홍대용/이숙경,김영호 옮김-의산문답》(꿈이있는세상,2006) 32쪽
너의 얼굴이
→ 네 얼굴이
너의 배운 것부터
→ 네가 배운 것부터
→ 네가 무엇을 배웠는가부터
→ 네 배움부터
…
예나 이제나 한국사람은 ‘네’와 ‘내’라고 말합니다. 옛사람이 쓴 책을 요샛말로 다시 풀어서 적는 글이라 한다면 아주 마땅히 “네”로 적어야 합니다. “너의 얼굴”이나 “너의 배운 것”처럼 적을 수 없습니다. 더욱이, “너의 배운 것”과 같은 말투는 어느 나라 말투인지 아리송합니다.
나의 사랑하는 나라 (x)
내가 사랑하는 나라 (o)
임자말을 어떻게 적느냐에 따라서 글짜임이 달라집니다. 글짜임이 달라지면서 뒷말이 달라집니다. “나의 즐거운 하루”도 “너의 즐거운 하루”도 아닌 “내 즐거운 하루”나 “네 즐거운 하루”로 적어야 올바릅니다.
그런데 요즈음 어린이책에서까지 ‘나의’와 ‘너의’가 튀어나옵니다. 대중노래를 부르는 사람은 ‘나의’와 ‘너의’를 아무렇지 않게 씁니다. 책과 방송 모두 한국말을 어지럽게 씁니다. 더군다나, 영어사전을 보면 ‘my’를 “나의”로 풀이하고, ‘your’를 “너의”로 풀이합니다. 영어사전이 영어를 슬기롭게 알려주거나 이끄는 노릇이 아니라, 한국말을 엉터리로 퍼뜨리는 구실을 합니다.
영어를 가르치는 분이라면, 영어뿐 아니라 한국말을 슬기롭게 배워서 가르쳐야 합니다. 영어만 잘 해서는 한국사람한테 영어를 제대로 가르칠 수 없습니다. 영어를 한국말로 어떻게 옮기거나 풀어야 올바른가를 똑똑하게 깨달아야 합니다. 우리가 사는 집은 “우리 집”입니다. “나의 집”이 아닙니다. 내 이웃이 사는 집을 가리킬 적에는 “너희 집”이라 해야지 “너의 집”이라 할 수 없습니다. “네 책상”과 “네 언니”라 말해야 올발라요. 4341.7.27.해/4347.11.20.나무.ㅎㄲㅅㄱ
* 보기글 새로 쓰기
“네 얼굴이 이미 주름지고 머리털도 희었으니, 네가 무엇을 배웠는지부터 들어 보자.”
“배운 것부터”는 그대로 둘 수 있으나, “무엇을 배웠는가부터”로 손질해도 됩니다. “내가 먼저”라는 말마디는 군더더기이니 덜 수 있습니다.
..
'-의' 안 써야 우리 말이 깨끗하다
(1509) 너의 3
수가야, 그럼 건강하고 너의 꿈을 부지런히 키우며, 열심히 살자꾸나
《최광호-사진으로 생활하기》(소동,2008) 66쪽
너의 꿈
→ 네 꿈
→ 네 마음에 품은 꿈
→ 네가 품은 꿈
→ 네가 이루고픈 꿈
…
꿈을 꾸는 사람이 나라면 “내 꿈”입니다. 꿈을 꿀 사람이 너라면 “네 꿈”입니다. 또는, “내가 품은 꿈”이요, “네가 품은 꿈”입니다. “내가 꾸는 꿈”이나 “네가 꾸는 꿈”입니다. “내가 이루고픈 꿈”이요, “네가 이루고픈 꿈”인 한편, “내 마음에 담은 꿈”이나, “네 마음에 품은 꿈”입니다. 4341.8.5.불/4347.11.20.나무.ㅎㄲㅅㄱ
* 보기글 새로 쓰기
수가야, 그럼 잘 지내고 네 꿈을 부지런히 키우며, 힘껏 살자꾸나
‘건강(健康)하고’는 ‘아프지 말고’나 ‘몸 튼튼히’나 ‘잘 지내고’로 손봅니다. ‘열심(熱心)히’는 ‘부지런히’나 ‘바지런히’로 손질할 낱말이지만, 바로 앞에 ‘부지런히’가 나오니, 이 대목에서는 ‘힘껏’이나 ‘다부지게’로 손질합니다.
(최종규 . 2014 - 우리 말 살려쓰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