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말을 죽이는 외마디 한자말

 (1336) 통하다通 70


생의 소중한 기억들이 바느질을 통해 오롯이 손끝에 집중됐다

《김소연-수작사계, 자급자족의 즐거움》(모요사 펴냄,2014) 94쪽


 바느질을 통해

→ 바느질을 거쳐

→ 바느질을 하는 동안에

→ 바느질을 하는 사이에

→ 바느질을 하면서

 …



  어떤 이야기가 손끝으로 모이는 길에 바느질을 ‘거칩’니다. 그러니까, 바느질을 ‘거쳐’ 어떤 이야기가 손끝으로 모입니다. 한편, 바느질을 ‘하는 동안’ 이야기가 손끝으로 모여요. 바느질을 ‘하는 사이’에 이야기가 손끝으로 모입니다. 4347.10.29.물.ㅎㄲㅅ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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삶에서 살뜰한 이야기들이 바느질을 하면서 오롯이 손끝에 모였다


“생(生)의 소중(所重)한 기억(記憶)”이란 무엇일까 궁금합니다. 먼저, ‘소중’이라는 한자말은 “매우 귀중하다”를 뜻합니다. ‘귀중(貴重)’은 “귀하고 중요하다”를 뜻하고, ‘중요(重要)’는 “귀중하고 요긴함”을 뜻합니다. 다른 한자말을 더 찾아보아도 돌림풀이일 뿐, ‘소중’이 무엇인지 알 길이 없어요. 그러나, 이 보기글을 가만히 헤아린다면, 살아가면서 애틋하거나 즐겁거나 기쁘거나 반갑거나 아름다운 이야기를 되새긴다고 하는 뜻이지 싶어요. 그러면, 이러한 뜻대로 “삶에서 살뜰한 이야기”나 “삶에서 아름다운 이야기”나 “내 삶에서 살뜰한 이야기”나 “아름다운 이야기”로 손볼 수 있어요. ‘집중(集中)됐다’는 ‘모였다’로 손질합니다.


..



 우리 말을 죽이는 외마디 한자말

 (1337) 통하다通 71


편식 같은 건 우리 집에서 통하지 않았다

《사노 요코/윤성원 옮김-나의 엄마 시즈코상》(이레,2010) 88쪽


 우리 집에서 통하지 않았다

→ 우리 집에서 받아들이지 않았다

→ 우리 집에서 할 수 없었다

→ 우리 집에 없었다

 …



  밥을 먹을 적에 이것만 먹거나 저것만 골라서 먹는 일을 받아들이지 않았다고 해요. 골라먹기나 가려먹기를 받아들이지 않았다고 하니, 이런 밥버릇은 ‘곱게 보아넘기지’ 않은 셈입니다. 따끔하게 나무랐다든지, 모질게 꾸짖었다고 할 만합니다. 이를 단출하게 가리킨다면, “우리 집에는 골라먹기 따위는 없었다”쯤 될 테지요. 4347.10.29.물.ㅎㄲㅅ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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골라먹기 따위는 우리 집에 없었다


‘편식(偏食)’은 ‘골라먹기’나 ‘가려먹기’로 손질하면서 새 낱말을 빚을 수 있습니다. “같은 건”은 “따위는”이나 “같은 일은”으로 손봅니다.


(최종규 . 2014 - 우리 말 살려쓰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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