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 안 써야 우리 말이 깨끗하다

 (2184) 유식의 1


민의(民意)를 존중해야 함을 주장하는 글을 쓸 때에 민초(民草)들의 뜻, 민초들의 의지, 민초들의 생활 따위 표현을 유식의 상징처럼 주워대는 인물들이 있다

《이수열-이수열 선생님의 우리말 바로 쓰기》(현암사,2014) 341쪽


 유식의 상징처럼 주워대는 인물

→ 많이 아는 척 주워대는 사람

→ 잘 아는 듯이 주워대는 사람

→ 잘난 듯이 주워대는 이

→ 똑똑한 척 주워대는 이

 …



  많이 알거나 많이 아는 일을 가리켜 ‘유식(有識)’이라는 한자말로 나타냅니다. 적게 알거나 아예 모르는 일을 가리켜 ‘무식(無識)’이라는 한자말로 나타냅니다. 그러나, 한국말로는 ‘알다·모르다’입니다.


  이 보기글에서는 “많이 아는 척”이나 “잘 아는 척”으로 손볼 만하고, “잘난 듯이”나 “잘난 척”이나 “똑똑한 듯이”나 “똑똑한 척”으로 손볼 수 있습니다.


  “유식의 상징(象徵)”이란 무엇일까요. 어쩌면 이런 말마디가 ‘유식을 드러내는 꼴’이 아닌가 궁금합니다. 이런 말마디는 누가 쓸까요. 시골 할매나 할배가 이런 말을 쓸까요. 어린이나 푸름이가 이런 말을 쓰나요. 많이 아는 사람이 아니고서야 이 같은 한자말이나 일본 말투를 쓰지 않습니다.


 그는 자신의 유식을 드러내려고 의식적으로 어려운 말만 골라 썼다

→ 그는 제가 많이 안다고 드러내려고 일부러 어려운 말만 골라 썼다

→ 그는 똑똑하다고 드러내려고 우정 어려운 말만 골라 썼다


  한자말 ‘有識 + 의’는 일본 말투입니다. 다른 한자말 ‘無識 + 의’도 일본 말투입니다. 이런 말투에 젖지 않도록 마음을 기울이기 바랍니다. 처음부터 ‘유식·무식’ 같은 한자말이 아닌 ‘알다·모르다’ 같은 한국말을 쓴다면, 토씨 ‘-의’는 어디에도 끼어들지 않습니다. 4347.10.28.불.ㅎㄲㅅㄱ



* 보기글 새로 쓰기

사람들 뜻을 섬겨야 한다고 외치는 글을 쓸 때에 사람들 뜻, 사람들 넋, 사람들 삶 따위를 들먹이며 많이 아는 척 주워대는 이들이 있다


‘민의(民意)’는 “사람들 생각”으로 다듬고, “존중(尊重)해야 함을”은 “섬겨야 한다고”나 “높여야 한다고”로 다듬으며, ‘주장(主張)하는’은 ‘외치는’이나 ‘밝히는’이나 ‘말하는’으로 다듬습니다. “민초(民草)들의 뜻”은 “사람들 뜻”으로 손질하고, “민초들의 의지(意志)”은 “사람들 넋”이나 “사람들 마음”으로 손질하며, “민초들의 삶”은 “사람들 삶”으로 손질합니다. “따위 표현(表現)을”은 “따위를 들먹이며”로 손보고, ‘인물(人物)’은 ‘사람’이나 ‘이’로 손봅니다.



유식(有識) : 학문이 있어 견식이 높음

   - 그는 자신의 유식을 드러내려고 의식적으로 어려운 말만 골라 썼다


(최종규 . 2014 - 우리 말 살려쓰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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