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化)' 씻어내며 우리 말 살리기

 (19) -화化 19 : 생활화되다


사실 농농은 정말 절약이 생활화된 겁니다

《오자와 마리/박민아 옮김-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음악 7》(서울문화사,2005) 247쪽


 절약이 생활화된 아이

→ 아껴쓰기가 몸에 밴 아이

→ 아껴쓰며 사는 아이

→ 아껴쓰기가 버릇이 된 아이

→ 늘 아껴쓰는 아이

 …



  어릴 적부터 ‘절약’해야 한다는 말을 자주 들었습니다. 헤프게 살아가는 일이란 썩 아름다울 수 없을 터입니다만, 어른들은 언제나 ‘절약(節約)·낭비(浪費)’ 같은 한자말만 들먹였습니다. 서너 살 어린이나 예닐곱 살 어린이한테 이런 한자말은 어렵습니다. 그러니, 어른들은 이런 한자말을 쓰면서 다시 쉬운 한국말로 풀어서 알려줍니다. “아껴서 쓰고, 헤프게 쓰지 말자” 하고 덧붙입니다.


  어린이도 누구나 쉽게 알아들을 수 있도록, 처음부터 쉽고 바르게 쓰면 아름답습니다. 한자말을 써야 하느냐 안 써야 하느냐 같은 이야기가 아닙니다. 한국사람이 한국에서 어떤 말을 쓸 때에 아름답거나 알맞거나 즐거운가를 살피자는 이야기입니다. 어린이가 못 알아듣는 말이 있다면 왜 못 알아들을까요? 처음 듣는 말이기 때문에 어려울까요, 한국말이 아니기 때문에 어려울까요?


 질서의 생활화를 위해 노력하다

→ 질서를 지키며 살고자 애쓰다

→ 질서를 지키려고 힘쓰다

 질서를 생활화하다

→ 늘 질서를 지키며 살다

→ 질서가 몸에 배다

 정직의 생활화가

→ 올바르게 살기가

→ 착하게 살기가

 생활화된 습관

→ 몸에 밴 매무새

→ 몸에 익은 버릇

 자연보호를 생활화하도록 합시다

→ 자연을 돌보고 가꾸도록 힘씁시다

→ 숲을 늘 돌봅시다

→ 숲을 늘 가꿉시다


  옳거나 바르게 쓰는 말이 몸에 배도록 애쓸 노릇입니다. 아름답고 사랑스러운 말이 손에 익고 눈에도 익도록 힘쓸 노릇입니다. 서로 즐겁게 한국말을 가꾸거나 밝히도록 다 같이 마음을 기울일 노릇입니다.


  말은 삶에서 우러나올 때에 아름답습니다. 말은 삶에서 자랄 때에 사랑스럽습니다. 아름답게 어깨동무를 하면서 아름답게 주고받는 말이요, 사랑스레 꿈을 키우면서 사랑스레 가꾸는 말입니다. 기쁘게 몸에 배고, 즐겁게 버릇이 들며, 살갑게 삶으로 녹아들 수 있도록 한국말을 슬기롭게 돌볼 수 있기를 바랍니다. 4338.12.14.물/4347.10.23.나무.ㅎㄲㅅ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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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고 보면 농농은 참말 늘 아껴씁니다


‘사실(事實)’은 ‘그러고 보면’이나 ‘가만히 보면’으로 다듬어 줍니다. “생활화된 겁니다”는 “생활화되었습니다”로 손보고, ‘정(正)말’은 ‘참으로’나 ‘참말’로 손봅니다. 더 헤아린다면, “생활화되었습니다”는 “몸에 배었습니다”나 “몸에 익었습니다”로 손볼 만하고, “늘 (무엇)을 합니다”로 손볼 수 있습니다. ‘절약(節約)’은 ‘아끼기’나 ‘아껴쓰기’로 손질합니다.



생활화(生活化) : 생활 습관이 되거나 실생활에 옮겨짐

   - 질서의 생활화를 위해 노력하다 / 정직의 생활화가 우리 반의 급훈이다 /

     생활화된 습관 / 경로사상이 생활화되다 / 질서를 생활화하다 /

     자연보호를 생활화하도록 합시다 


..



 '-화(化)' 씻어내며 우리 말 살리기

 (33) -화化 33 : 생활화 2


이러한 철저한 환경교육 덕택에 프라이부르크 시민들은 어릴 적부터 환경실천을 생활화하고 있다

《김해창-환경 수도, 프라이부르크에서 배운다》(이후,2003) 111쪽


 환경실천을 생활화하고 있다

→ 환경지키기를 늘 실천한다

→ 환경지키기를 몸에 익힌다

→ 환경지키기를 저절로 익힌다

→ 환경지키기를 스스럼없이 받아들인다

→ 환경지키기가 몸에 밴다

 …



  보기글에서 말하는 ‘환경실천’이 무엇일까 하고 곰곰이 생각해 봅니다. “환경을 실천한다”는 말이 무엇을 가리키는가 하고 가만히 헤아려 봅니다. 딱히 느낌이 잡히지 않습니다. 무슨 뜻으로 말했으리라는 생각은 들지만, 또렷하게 갈피를 잡을 수 없습니다. 그러고 보면, ‘문화실천’이라 말할 때에도 이와 마찬가지입니다. ‘교육실천’이라 말할 때에도 이와 마찬가지입니다. ‘경제실천’이나 ‘자유실천’이라는 말도 두루뭉술합니다. 아무래도 이 자리에서는 ‘환경지키기’나 ‘환경돌보기’나 ‘환경가꾸기’쯤으로 고쳐야지 싶습니다.


 어릴 적부터 환경을 잘 지키며 산다

 어릴 적부터 환경을 사랑하고 아끼며 산다

 어릴 적부터 환경을 사랑하는 마음으로 산다

 어릴 적부터 환경사랑이 몸에 밴다


  아름다운 버릇이라면 어릴 적부터 들이도록 할 때에 아름답습니다. 얄궂은 버릇이라면 나이든 뒤에도 얄궂습습니다.


  아이들이 어릴 적부터 숲을 가꾸고 돌본다면 참으로 아름다우리라 생각합니다. 아이와 어른 모두 말과 글을 슬기롭게 가꾸면서 올바로 돌본다면 참으로 아름다우리라 생각합니다.


  얄궂게 쓴 말투는 가만히 살펴서 찬찬히 손질해요. 차분히 들여다보면 됩니다. 알맞게 추스르면 됩니다. 즐겁게 가다듬어서, 곱게 쓰면 돼요. 4339.4.11.불/4341.7.31.나무/4347.10.23.나무.ㅎㄲㅅ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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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렇게 빈틈없이 환경을 배우기에 프라이부르크 사람들은 어릴 적부터 환경을 잘 지킨다


‘철저(徹底)한’은 ‘빈틈없이’로 다듬습니다. ‘덕택(德澤)’은 그대로 두어도 되지만 ‘때문’으로 다듬을 수 있고, 앞말과 이어서 “이처럼 꼼꼼히 환경교육을 받아서”나 “이렇게 빈틈없이 환경을 배우기에”로 다듬어도 됩니다. ‘시민(市民)들’은 그대로 둘 만하지만 ‘사람들’로 손볼 만합니다. ‘환경실천(-實踐)’은 무엇을 가리킬까요? 아무래도 ‘환경지키기’일 테지요. “어린 시절(時節)부터”라 하지 않고 “어릴 적부터”로 적은 대목은 반갑습니다. 


..


 '-화(化)' 씻어내며 우리 말 살리기

 (187) -화化 187 : 생활화 3


최현배 씨가 쓴 《우리 말본》에 보조 동사가 자동사와 어울리는 예로, ‘날씨가 따뜻해서 산의 눈이 녹아진다’, ‘신라가 고려에 망하여졌다’를 들어 놓았으나 너무 치졸해서 도저히 생활화할 수 없다

《이수열-이수열 선생님의 우리말 바로 쓰기》(현암사,2014) 79쪽


 도저히 생활화할 수 없다

→ 도무지 쓸 수 없다

→ 도무지 받아들일 수 없다

→ 도무지 쓸 만하지 않다

→ 도무지 맞지 않다

 …



  “삶이 되도록 하다”를 가리키는 ‘生活化’입니다만, 이 말마디는 오롯이 일본 말투입니다. ‘生活化되다’를 ‘生活化하다’로 고치더라도 알맞지 않습니다. ‘生活化’라는 말마디부터 한국말이 아니기 때문에, ‘化되다’를 ‘化하다’로 바꾼들, 한국말이 될 수 없습니다.


  한국말을 서양 말법에 따라 재거나 따질 수 없습니다. 지난날 최현배 님은 한국 말법을 세우려고 무척 애썼습니다. 아주 뜻있으면서 값있는 일입니다. 다만, 한국 말법을 한국말답게 가꾸는 길로 가지 못했어요. 서양사람이 쓰는 말법에 맞추어 한국말을 끼워서 맞추려고 했어요. 이리하여, 이 보기글에서 다루듯이 어설프거나 엉성하거나 엉뚱하다 싶은 이야기가 흐르기도 합니다.


  그런데, 얄궂다 싶은 대목을 짚는 말마디도 얄궂습니다. 도무지 맞지 않거나 도무지 쓸 수 없거나 도무지 받아들일 수 없다면, 이 느낌과 생각을 그대로 밝혀서 적을 노릇입니다. 4347.10.23.나무.ㅎㄲㅅㄱ



* 보기글 새로 쓰기

최현배 씨가 쓴 《우리 말본》에 도움움직씨가 제움직씨와 어울리는 보기로, ‘날씨가 따뜻해서 산의 눈이 녹아진다’, ‘신라가 고려에 망하여졌다’를 들었으나 너무 어설퍼서 도무지 쓸 수 없다


“보조 동사(補助動詞)가 자동사(自動詞)와”는 “도움움직씨가 제움직씨와”로 손보고, ‘예(例)’는 ‘보기’로 손봅니다. ‘치졸(稚拙)하여’는 ‘어설퍼서’나 ‘엉성해서’로 손질하고, ‘도저(到底)히’는 ‘도무지’나 ‘아무래도’로 손질합니다.


(최종규 . 2014 - 우리 말 살려쓰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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