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말을 죽이는 외마디 한자말
(1325) 통하다通 68
아주 먼 옛날, 대륙의 문화는 중국에서 조선 반도를 통해 일본에 전해졌다고 아버지가 가르쳐 주셨어
《이경자/박숙경 옮김-꽃신》(창비,2004) 67쪽
조선 반도를 통해
→ 조선 반도를 거쳐
→ 조선 반도를 지나
→ 조선 반도를 흘러
…
중국에서 조선을 지나 일본으로 들어갑니다. 어느 곳을 지나서 간다고 하면, ‘지나다’를 넣어도 되고, ‘거치다’를 넣어도 됩니다. 문화는 흐릅니다. 문화는 어디에서 어디를 거쳐 어디로 간다고 할 수 있으나, 냇물처럼 고이 흐르듯이 “중국에서 조선 반도를 흘러 일본에 흘러들었다”처럼 적을 수 있어요. 4347.10.23.나무.ㅎㄲㅅ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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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주 먼 옛날, 대륙 문화는 중국에서 조선 반도를 거쳐 일본에 들어왔다고 아버지가 가르쳐 주셨어
“대륙의 문화”는 “대륙 문화”로 손질하고, “일본에 전(傳)해졌다고”는 “일본에 들어왔다고”나 “일본에 퍼졌다고”나 “일본에 흘러들었다고”로 손질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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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말을 죽이는 외마디 한자말
(1334) 통하다通 69
의미가 서로 통하는 ‘창(窓)’과 ‘구(口)’가 겹쳐서 구상명사와 추상명사의 뜻을 함께 지닌 창구는
《이수열-이수열 선생님의 우리말 바로 쓰기》(현암사,2014) 25쪽
의미가 서로 통하는
→ 뜻이 서로 닿는
→ 뜻이 서로 이어지는
→ 뜻이 서로 닮은
→ 뜻이 서로 만나는
…
보기글을 보니, 앞쪽에서는 “의미가 서로 통하는”이라 적고, 뒤쪽에서는 “뜻을 함께 지닌”이라 적습니다. 앞쪽에서는 ‘通하다’라는 외마디 한자말을 적으면서 얄궂고, 뒤쪽에서는 “뜻을 지닌”처럼 번역 말투로 적으면서 얄궂습니다.
한국말은 ‘뜻’이고 한자말은 ‘의미’입니다. 영어는 ‘meaning’입니다. 나라마다 다 다르게 말을 씁니다. 한국에서 한국사람으로 산다면 한국말을 쓸 노릇입니다. 한국사람이라면, 굳이 ‘意味’나 ‘meaning’을 써야 하지 않습니다.
오늘날 너무 많은 사람들이 ‘가지다’를 잘못 씁니다. “뜻이다”나 “뜻하다”나 “뜻으로 쓰다”로 적어야 할 자리에 “뜻을 가지다”처럼 잘못 쓰는 이들이 자꾸 늘어납니다. 이 보기글을 쓰신 분은 ‘가지다’를 잘못 넣지 않으려는 뜻으로 “뜻을 지니다” 꼴로 글을 쓰는데, ‘가지다’가 아닌 ‘지니다’를 넣는다고 해서 올바르지 않습니다. 둘 모두 잘못된 말투입니다. 4346.10.23.나무.ㅎㄲㅅ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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뜻이 서로 이어지는 ‘창(窓)’과 ‘구(口)’가 겹쳐서 꼴있는이름씨와 꼴없는이름씨로 함께 쓰는 창구는
‘의미(意味)’는 ‘뜻’으로 다듬습니다. ‘구상명사(具象名辭)’는 ‘꼴있는이름씨’로 손보고, ‘추상명사(抽象名詞)’는 ‘꼴없는이름씨’로 손봅니다. “-의 뜻을 함께 지닌”은 “-로 함께 쓰는”으로 손질합니다. 이 보기글을 보면, 앞에서는 한자말 ‘의미’를 쓰다가 뒤에서는 한국말 ‘뜻’을 쓰는데, 앞뒤 모두 한국말 ‘뜻’으로 적어야 올바릅니다.
(최종규 . 2014 - 우리 말 살려쓰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