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가운 상말

 625 : 창해일속


그 동안 발견한 표현의 오류와 뒤바뀐 편제 등을 바로잡아 다시 펴내면서, 국어순화의 효과가 창해일속(滄海一粟)에 불과할 것임을 잘 알기에, 이 막중한 과업을 미약한 개인의 힘만으로 감당하는 일이 몹시 힘겨우므로 국가 사업으로 추진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이수열-이수열 선생님의 우리말 바로 쓰기》(현암사,2014) 5쪽


 창해일속(滄海一粟)에 불과할 것임을

→ 아주 하찮을 줄

→ 아주 보잘것없을 줄

→ 아주 작을 줄

→ 아주 조그마할 줄

 …



  한국사람은 “좁쌀 한 알”이라 말합니다. 중국사람은 “滄海一粟”이라 말합니다. 이뿐입니다. 한국사람이 굳이 중국말을 끌어들여서 말해야 하지 않습니다. 한국사람이 애써 프랑스말을 빌어 이런 생각이나 저런 마음을 드러내야 하지 않습니다.

  그러나, 중국말을 쓰고 싶으면 쓸 수 있고, 프랑스말을 쓰고 싶다면 쓸 수 있어요. 그런데, 이런 말을 쓰더라도 알맞게 살펴서 써야지 싶습니다. 한국말을 옳고 바르면서 알맞게 쓰자고 외치는 책을 내놓으면서 머리말에 “좁쌀 한 알”이 아닌 “滄海一粟” 같은 중국말을 구태여 넣어야 했는지 돌아볼 노릇입니다.


 지구도 무량 광대한 우주에 비하면 창해일속만도 못하거늘

→ 지구도 끝없이 넓은 우주에 대면 좁쌀 한 알만도 못하거늘


  한국말은 한국사람이 씁니다. 한국사람은 한국말로 마음과 생각을 주고받습니다. 한국사람은 한국말로 삶을 가꿉니다. 한국말은 한국사람한테 슬기로운 숨결이 됩니다. 작거나 하찮거나 보잘것없다 하더라도 즐겁게 쓰면서 아름답게 가꿀 수 있기를 바랍니다. 4347.10.22.물.ㅎㄲㅅㄱ



* 보기글 새로 쓰기

그동안 찾아낸 잘못과 뒤바뀐 얼개 들을 바로잡아 다시 펴내면서, 글을 다듬은 보람이 아주 하찮을 줄 잘 알기에, 이 크나큰 일을 작은 사람 혼자서 짊어지기란 몹시 힘겨우므로, 나라에서 맡아야 한다고 생각한다


“발견(發見)한 표현(表現)의 오류(誤謬)”는 “찾아낸 잘못”이나 “잘못 쓴 글”로 손보고, ‘편제(編制)’는 ‘틀’이나 ‘얼개’로 손보며, ‘등(等)’은 ‘들’로 손봅니다. “국어순화(國語醇化)의 효과(效果)가”는 “글을 다듬은 보람이”나 “우리말을 다듬은 보람이”로 손질하고, “-에 불과(不過)할 것임을 잘 알기에”는 “-을 줄 잘 알기에”로 손질하며, “이 막중(莫重)한 과업(課業)”은 “이 크나큰 일”로 손질합니다. “미약(微弱)한 개인(個人)의 힘만으로 감당(堪當)하는 일이”는 “조그마한 한 사람 힘만으로 짊어지기란”이나 “작은 사람 혼자서 짊어지기란”으로 다듬고, “국가(國家) 사업(事業)으로 추진(推進)해야”는 “나라에서 맡아야”나 “나라에서 힘껏 해야”로 다듬어 줍니다.



창해일속(滄海一粟) : 넓고 큰 바닷속의 좁쌀 한 알이라는 뜻으로, 아주 많거나 넓은 것 가운데 있는 매우 하찮고 작은 것을 이르는 말. 중국 북송의 문인 소식의 〈전적벽부(前赤壁賦)〉에 나오는 말이다

   - 지구도 무량 광대한 우주에 비하면 창해일속만도 못하거늘


(최종규 . 2014 - 우리 말 살려쓰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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