겹말 손질 348 : 맑고 쾌청
이미 말했듯이 정말 화창한 날이었다. 하늘이 너무나 맑고 쾌청해서, 공중을 나는 것은 틀림없이 아주 즐거운 일이었을 것이다
《셀마 라게를뢰프/배인섭 옮김-닐스의 신기한 여행 1》(오즈북스,2006) 36쪽
하늘이 맑고 쾌청해서
→ 하늘이 맑고 밝아서
→ 하늘이 맑고 싱그러워서
→ 하늘이 맑고 좋아서
→ 하늘이 맑고 시원해서
…
한자말 ‘쾌청’은 “맑음”을 뜻합니다. 한국말 ‘맑다’를 한자말로 옮기면 ‘쾌청하다’가 됩니다. 이 보기글에서는 “하늘이 더없이 맑고 맑아서”라든지 “하늘이 그지없이 맑디맑아서”처럼 고쳐쓸 만합니다.
그런데 이 보기글을 보면, 한쪽에서는 “하늘이 맑고”라 적으면서, 바로 뒤에는 “공중을 나는”이라 적습니다. ‘하늘’과 ‘공중’은 다른 낱말일까요? 새가 하늘을 난다고 할 적에, 곧바로 ‘공중’이라는 한자말을 꼭 넣어야 했을까요?
앞뒤로 똑같은 낱말을 안 쓰고 싶다면, 이 보기글은 “참말 맑고 따뜻한 날이었다. 오늘은 더없이 맑고 싱그러워서, 하늘을 날면”처럼 하나하나 살펴서 가다듬으면 됩니다. 4347.10.21.불.ㅎㄲㅅ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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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미 말했듯이 참말 맑고 따뜻한 날이었다. 오늘은 더없이 맑고 싱그러워서, 하늘을 날면 틀림없이 아주 즐거우리라
‘정(正)말’은 ‘참말’로 다듬습니다. ‘화창(和暢)하다’는 “온화하고 맑다”를 뜻한다는데, ‘온화(溫和)하다’는 “맑고 따뜻하며 부드럽다”를 뜻한다고 합니다. 그러니, “화창한 날이었다”는 “맑고 따뜻한 날이었다”로 손봅니다. ‘쾌청(快晴)해서’는 ‘맑아서’로 손질해야 하는데, 앞말과 겹치니 ‘밝아서’나 ‘싱그러워서’나 ‘좋아서’로 손질합니다. “공중(空中)을 나는 것은”은 “하늘을 날면”이나 “하늘을 난다면”으로 다듬고, “즐거운 일이었을 것이다”는 “즐거운 일이 된다”나 “즐거우리라”나 “즐겁겠지”로 다듬습니다. “너무나 맑고”에서 ‘너무나’는 알맞지 않게 넣었습니다. ‘더없이’나 ‘그지없이’로 고쳐씁니다.
쾌청(快晴)하다 : 구름 한 점 없이 상쾌하도록 날씨가 맑다
- 날씨는 쾌청하고
(최종규 . 2014 - 우리 말 살려쓰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