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결에 물든 미국말

 (689) 슬림(slim)


내 앞에 서 있는데도 내가 못 알아봤을 만큼 몸이 슬림해졌다. 끌레아니와 류바땡기도 원래 이렇게 왜소한 아이였나 싶을 정도로 말랐다

《김정화-여행하는 카메라》(샨티,2014) 228쪽


 몸이 슬림해졌다

→ 몸이 말랐다

→ 몸이 날씬하다

 …



  한국말은 ‘마르다’나 ‘날씬하다’나 ‘호리호리하다’입니다. 중국말이나 일본말은 ‘矮小’이고, 영어는 ‘slim’입니다. 이 보기글을 쓴 분은 세 나라 말을 잇달아 씁니다.

  요즈음 참 많은 사람들은 영어를 영어 아닌 한국말처럼 아주 쉽게 쓰곤 합니다. ‘슬림’이라는 낱말은 요즈음 사람들 입에 착 달라붙었습니다. 이러면서 정작 한국말은 입에서 멀어지고, 손과 눈과 귀에서도 멀어지겠지요. 4347.10.12.해.ㅎㄲㅅ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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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앞에 섰는데도 내가 못 알아봤을 만큼 몸이 말랐다. 끌레아니와 류바땡기도 워낙 이렇게 작은 아이였나 싶도록 말랐다


“서 있는데도”는 “섰는데도”나 “있는데도”로 다듬고, ‘원래(元來)’는 ‘워낙’으로 다듬습니다. ‘왜소(矮小)한’은 ‘작은’이나 ‘조그마한’으로 손질하고, “싶을 정도(程度)로”는 “싶도록”이나 “싶을 만큼”으로 손질합니다.



slim

1. (호감) 사람이 날씬한, 호리호리한

2. (보통 것보다) 얇은

3. 빈약한, 보잘것없는


(최종규 . 2014 - 우리 말 살려쓰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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