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 안 써야 우리 말이 깨끗하다

 (1123) 현재의 1


우리는 현재 있는 그대로이며 현재의 우리를 내보이고 있는 것뿐입니다

《안토니 포세트/이해성 편역-존 레논, 신화와 비극 사이》(일월서각,1981) 167쪽


 현재의 우리를 내보이고 있는 것뿐

→ 오늘 우리 모습을 내보일 뿐

→ 오늘을 사는 우리를 내보일 뿐

→ 이 모습 그대로 우리를 내보일 뿐

→ 바로 이 모습을 내보일 뿐

 …



  보기글을 보면, “있는 그대로”라고 앞머리를 엽니다. 그래서, 이 앞머리에 맞게 “우리는 오늘 있는 그대로이며, 오늘 우리를 그대로 내보일 뿐”처럼 앞뒤 흐름을 살펴서 손질할 수 있습니다. 또는 뒤쪽을 “오늘 우리 모습을 그대로 내보일 뿐”처럼 손질할 만합니다.


  오늘 모습 그대로라고 할 때에는 “오늘을 사는 모습 그대로”라는 소리이고, “바로 이 모습을” 보여준다는 소리입니다. 뜻을 살리면서 느낌을 살짝살짝 달리 적을 수 있습니다.


 현재 점수 상황 (o) . 현재의 점수 상황 (x)

 현재 주소 (o) . 현재의 주소 (x)

 현재 우리 사회는 (o) . 현재의 우리 사회는 (x)


  그나저나, 한자말 ‘현재’를 쓰고 싶으면 알맞게 잘 쓰면 될 텐데, 이 한자말 뒤에 ‘-의’를 굳이 붙이려는 사람이 꽤 많습니다. 왜 자꾸 ‘-의’를 붙일까요? ‘-의’를 붙일 까닭이 없는데, 왜 자꾸 군말을 붙일까요?


  이런 보기글을 더 살핀다면, “현재 점수 상황은 어떻게 되나요?”는 “이제 점수가 어떻게 되나요?”로 손볼 수 있습니다. “현재 주소는 이렇습니다”는 “요즈음 주소는 이렇습니다”나 “요즈음 이곳에 삽니다”로 손볼 수 있고, “현재 우리 사회는”은 “오늘날 우리 사회는”으로 손볼 수 있어요. 4340.10.22.달/4347.10.5.해.ㅎㄲㅅㄱ



* 보기글 새로 쓰기

우리는 오늘 있는 그대로이며 오늘 우리 모습을 내보일 뿐입니다


‘현재(現在)’라는 한자말은 그대로 두어도 나쁘지 않으나, ‘오늘’이나 ‘이때’로 고쳐쓸 수 있습니다. 흐름에 따라 ‘이제’나 ‘오늘날’이나 ‘요즈음’으로 고쳐쓸 만합니다. “내보이고 있는 것뿐입니다”는 “내보일 뿐입니다”로 손질합니다.


..


 '-의' 안 써야 우리 말이 깨끗하다

 (2171) 현재의 2


“지금은 어디로 가는 건가?” “내 현재의 생의 보람을 보러 갈 거야.”

《야마시타 카즈미/서현아 옮김-천재 유교수의 생활, 애장판 5》(학산문화사,2009) 73쪽


 내 현재의 생의 보람을

→ 내가 오늘 살아가는 보람을

→ 내가 오늘을 사는 보람을

→ 내가 여기서 사는 보람을

 …



  “지금의 시간”을 뜻한다는 한자말 ‘현재(現在)’입니다. 한자말 ‘지금(只今)’은 “바로 이때”를 뜻합니다. 한자말 ‘현재’와 ‘지금’을 쓰는 분 가운데 한국말사전을 뒤적이며 말뜻을 제대로 살피려는 분이 얼마나 될는지 모르겠습니다만, 말뜻을 찬찬히 살피면, 이러한 한자말을 쓸 일이 없구나 하고 깨달을 수 있습니다.


  어느 한자말이든 “바로 이때”를 뜻합니다. 그러니까, ‘이때’나 ‘이제’ 같은 한국말을 쓰면 됩니다. ‘오늘’이나 ‘오늘날’이나 ‘요즘’이나 ‘요즈음’이나 ‘요새’나 ‘요사이’나 ‘요즈막’ 같은 여러 가지 한국말을 알맞게 살펴서 쓰면 됩니다.


  이 보기글이라면, “내가 요즈막에 누리는 보람”이라든지 “내가 요새 즐기는 보람”으로 고쳐쓸 수 있어요. ‘生의’는 ‘사는’이나 ‘살아가는’이나 ‘삶’으로 고쳐써도 되지만, 글흐름을 살핀다면 살짝 털어도 됩니다. 4347.10.5.해.ㅎㄲㅅㄱ



* 보기글 새로 쓰기

“이제 어디로 가는가?” “내가 오늘을 사는 보람을 보러 갈 테야.”


‘지금(只今)은’은 ‘이제는’으로 손보고, “가는 건가”는 “가는가”나 “가나”로 손봅니다. “생(生)의 보람”은 “사는 보람”이나 “살아가는 보람”으로 손질하고, “보러 갈 거야”는 “보러 갈 테야”나 “보러 가지”로 손질합니다.


(최종규 . 2014 - 우리 말 살려쓰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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