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말도 익혀야지
(1002) 것 58
고려 때 미나리밭이 있었다는 기록이 있는 것을 보면, 우리가 미나리를 먹은 것은 꽤 오래전부터이다
《이주희-내 이름은 왜?》(자연과생태,2011) 35쪽
미나리를 먹은 것은
→ 미나리를 먹은 지는
→ 미나리를 먹은 때는
…
‘것’도 한국말이지만, 아무 자리에나 쓸 수 없는 낱말입니다. 이 보기글처럼 ‘지’라는 매인이름씨를 넣을 자리에 함부로 들어설 수 없습니다. 요즈음 들어서 ‘지’를 넣을 자리에 ‘것’을 넣는 사람이 부쩍 늘어났구나 싶은데, 가만히 보면 어린이책이나 만화책에 이런 말투가 참 많이 나타납니다. 방송에서도 ‘것’을 아무 자리에 함부로 넣는 일이 흔하지 싶어요.
이 보기글에서는 “기록이 있는 것”처럼 쓰기도 합니다. 글 한 줄에 ‘것’을 두 차례 썼어요. 이 대목은 “기록이 있듯이”나 “기록이 있으니”나 “-고 적혔으니”나 “-고 나오니”로 다듬어야겠습니다. 4347.9.26.쇠.ㅎㄲㅅㄱ
* 보기글 새로 쓰기
고려 때 미나리밭이 있었다고 적힌 글이 있으니, 우리가 미나리를 처음 먹은 지는 꽤 오래되었다
“있었다는 기록(記錄)이 있는 것을 보면”은 “있었다는 기록이 있으니”나 “있었다고 적힌 글이 있으니”로 손봅니다. “미나리를 먹은 것은”은 “미나리를 먹은 지는”이나 “미나리를 처음 먹은 지는”으로 손질하고, “오래전(-前)부터이다”는 “오래되었다”로 손질합니다.
(최종규 . 2014 - 우리 말 살려쓰기)